임기 한 달 남짓 남기고 발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 연방 사형수 40명 중 37명에 대해 감형한다고 밝혔다./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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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퇴임 예정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현재 수감 중인 연방 사형수를 대거 감형했다. 그는 앞서 12일에도 유죄 판결을 받은 39명을 사면한 바 있다.
23일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연방 사형수 40명 중 37명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감형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나는 살인범들을 규탄하고 그들의 극악무도한 행위로 인한 희생자들을 애도한다”면서도 “연방 차원의 사형제를 중단해야 한다는 데 강한 확신을 갖고 있고 새로운 행정부가 내가 중단한 사형 집행을 재개하도록 그대로 둔 채 물러서 있을 수는 없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인 2019년에도 “사형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감형 대상인 사형수 중 9명은 교도관 혹은 다른 수감자를 살해한 죄로 사형 선고를 받거나, 마약범죄와 연루돼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들이다. 인종 별로는 백인이 15명, 흑인 15명, 라틴계 6명, 아시아계 1명이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범 조하르 차르나예프,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흑인 교회 총기난사범 딜런 루프, 2018년 피츠버그 유대교 회당 총기난사범 로버트 바워스 등 사형수 3명은 감형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을 한 달가량 남긴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 “‘마약상 및 인신매매범’과 아동 성 학대범에 대해 사형을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2020년 7월에 17년간 중단됐던 연방 정부 사형을 부활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첫 임기 동안에는 13명의 연방 사형수에 대해 실제 사형을 집행했다”고 전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39명에 대해 사면하고 1500여 명에 대한 감형 조치를 단행했다. 하루 동안 이뤄진 사면 및 감형 대상자 수를 기준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날 조치는 바이든이 탈세와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기소됐던 차남 헌터 바이든에 대한 사면을 한 지 11일 만에 나왔다. 이 때문에 그동안 ‘아들을 사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은 것에 대한 거센 여론을 피해가기 위해 ‘물타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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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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