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청년일자리센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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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층(25~34세)이 최근 1년 사이 25% 늘어난 가운데 취업 경험이 있는 이들이 오히려 ‘쉬었음’을 택하는 경우가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일자리가 눈높이에 맞지 않아 자발적으로 쉬거나 경기 둔화 영향으로 비자발적으로 쉬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쉬는 청년이 늘어나고 장기화하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할 수 있어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할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이 2일 내놓은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를 보면,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3분기 33만6000명에서 올해 3분기 42만2000명으로 1년만에 25.4% 증가했다. 다른 연령층의 쉬었음 인구는 큰 등락을 보이지 않는 것과 대조적 모습이다. 쉬었음을 택하는 이유를 자의와 타의로 나눴을 때 ‘자발적 사유’의 기여율은 28.2%였으며 ‘비자발적 쉬었음’은 71.8%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늘어난 쉬었음은 대부분 취업경험이 있는 청년층에서 나타났다. 올해 초만 해도 취업 경험이 있는 쉬었음 청년은 28만명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올해 9월 기준 40만명까지 늘어났다. 이는 노동시장에 아예 진입하지 않는 게 아니라 취업시장에 발을 내디딘 이후 더 구직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이탈한 사례가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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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쉬었음 청년이 늘어난 배경으로 자발적 사유는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비자발적 사유는 올해들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자발적 사유로 쉬는 청년들은 3년전인 2021년 12월 기준 11만명이었으나, 올해 9월 14만명까지 지속해서 증가했다. 비자발적 사유로 쉬는 청년들 팬데믹 기간 늘었다가 지난해 떨어졌으나 올해 1월 4만명에서 9월 7만명으로 급증했다.
한은은 특히 청년들이 다른 연령대보다 교육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기준이 높다고 추정했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자 아예 쉬는 비중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은이 분석한 결과, 취업자의 학력이 일자리가 요구하는 학력보다 높은 ‘하향 취업’이 21%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하향 취업’ 비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9년 2분기(21.7%)였다가 이후 하락했으나 올해 3분기 21.1%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비자발적 요인에 의한 쉬었음 청년층은 ‘일자리 미스매치’라는 구조적 요인 보다 경기 요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중소기업 300인 미만, 대면서비스업 등 상대적으로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들어 가파르게 증가한 비자발적 쉬었음 청년층은 최근 청년층 고용 상황이 악화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되면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교육을 받지 않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니트(NEET)족’이 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지 1년 이내인 청년층의 경우 근로희망 비율이 90% 수준이나, 1년이 지나면 50% 내외로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민 한은 과장은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할수록 일자리를 희망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실제 취업률도 낮아진다”며 “청년층 쉬었음 증가는 향후 노동공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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