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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영상] “4·19 도화선 된 그날처럼 모이자” 고대생 270명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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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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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혁명의 시작을 열어냈던 4월18일의 그날처럼 이번에도 함께 모입시다. 고려대학교가 길을 열면 다른 대학도 분명히 함께할 것입니다”



2일 정오께 고려대학교와 대학원생 재학생 10여명이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고려대 중앙광장은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고려대학교 4·18 학생 시위’가 벌어졌던 곳이다. 1960년 4월11일 눈에 최루탄이 박힌 김주열 군의 주검이 마산부두 앞바다에서 발견된 사건은 시위에 다소 미온적이었던 대학생들을 움직이게 했는데, 고려대가 4·18일 선언문을 발표하며 학생 시위의 불을 댕겼다.





고려대 학생들은 ‘침묵을 깨고 함께 외칩니다’라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반복된 거부권으로 국민들의 상식적 요구가 묵살되고 다른 의견을 적으로 간주하여 입을 막는 사회에서 대화와 토론은 설 자리를 잃었다”며 “대학은 시대에 질문을 던지고, 옳지 못한 것에 분노하고 목소리를 내왔다. 우리는 진리의 길을 걷는 학도로서, 대한민국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우리의 목소리가 역사를 바꾸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오 기준 270명이 이름을 올린 고려대 시국선언의 시작은 고려대 재학생 노민영(20·생명공학부)씨가 지난달 25일에 붙인 대자보였다. 노씨는 고려대 교수 152명의 시국선언문이 발표되자, 학생 사회도 이와 함께 하자며 시국선언을 제안하는 대자보를 썼다. 노씨는 기자회견에서 “학우들의 응원을 담은 포스트잇이 교수들의 시국선언 대자보 한 켠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며 “여기에서 함께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포스트잇의 응원을 넘어 이제 우리 고려대학생의 이름으로 함께 변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겨레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2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연 뒤 교내 게시판에 시국선언문을 부착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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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들은 민주주의와 정의가 무너지고 대학생들의 미래가 사라지는 현실을 우려했다. 재학생 이인선(25·노어노문학과)씨는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 모든 사회적 폐습과 불의를 타파한다는 대한민국의 헌법을 윤석열 정권이 무너뜨리고 있다”며 “모든 것이 김건희로 통하는 ‘윤건희 나라’, 검찰 독재정권과 같은 표현이 국민적 공감을 얻는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생 사회의 신국선언문이 대학 전체로 뻗어 갈 수 있도록 전국 학생들의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노씨는 “4·19 혁명의 시작을 열어냈던 4월18일의 그날처럼 이번에도 함께 모이자”며 “고려대학교가 길을 열면 다른 대학도 분명히 함께할 것. 고려대학교에서 먼저 침묵을 끝내자”고 말했다.







[전문] 침묵을 깨고 함께 외칩니다



윤석열 퇴진 고려대학교 대학생 265인 시국선언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반복된 거부권으로 국민의 상식적 요구가 묵살되고, 다른 의견을 적으로 간주하며 입을 막는 사회에서 대화와 토론은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경청과 존중은 사라졌고, 갈등과 분열이 자리 잡았습니다.



정의는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더 이상 모든 이들이 법 앞에 평등하지 않습니다. 법은 약자에게 유난히 가혹하고 강자는 빗겨나갑니다. 법은 정의의 하한선이 아니라, 누군가를 제압하기 위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대학생들의 미래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R&D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습니다. 우리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실시간으로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항의하던 카이스트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는 모습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현 정부의 민낯을 보았습니다. 등록금은 오르고 있습니다. 높은 월세와 치솟는 물가 속에서, 최우선 과제는 학업이 아닌 생계유지가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겨우 버텨내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거리 한복판에서 159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곳에 국가는 없었습니다. 나라를 지키러 떠난 우리의 친구가 목숨을 잃었으나, 국가는 이를 덮기에 급급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기본 책무조차 다하지 못하는 정부에 더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역사를 바꿔왔던 순간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대학은 항상 역사의 선두에 서있었습니다. 대학은 시대에 질문을 던지고, 옳지 못한 것에 분노하고 목소리 내왔습니다.



오늘 고려대에서 대학가의 단단한 침묵이 깨졌습니다.



우리는 진리의 길을 걷는 학도로서, 대한민국의 정의와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행동할 것입니다.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265인의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목소리가 역사를 바꾸는 시작이 되기를 바랍니다.



고려대학교 학생 시국선언 265명 일동



노민영 임장표 박정환 이*빈 김태현 오은찬 이지수 인*형 이*슬 박진이 임*은 남혜윤 국*서 백승화 안혜린 송*동 이*환 유*환 서*진 김*지 이*명 이석준 김태준 이주홍 이선우 김가을 남*경 전소은 김*진 이*현 이*윤 박*빈 박도현 최유진 강경찬 최서연 김동현 서* 김*웅 김민성 임*은 김지호 이*희 김태린 박*성 김*준 황*현 정*교 박가연 김영중 석*민 강*재 장유진 이*연 박*민 김*기 한시래 유*환 조*희 송재윤 김수지 강*정 남*아 나*연 김익재 박*은 여유찬 김동현 최*정 정승호 임*원 고*진 이진영 유*우 박*원 최예슬 김민규 김주은 최*호 박용재 이*서 신*동 정지민 조*진 김교영 이소연 윤*연 이관영 김*현 윤*록 이해동 이*빈 이*원 * Chang 지*수 유*민 정대영 김윤지 엄*용 권민규 서*희 박*민 강민서 김*현 임현정 황*서 이소정 김*담 이예진 주*현 이*랑 강지민 김*지 정*은 박지연 차*윤 허준수 한*은 손*영 김지우 박시언 이*아 이상민 박용구 이*채 김경민 김*희 이*윤 최*성 김*윤 강성부 김*진 김*우 곽*철 이수진 서*빈 김선재 김*영 문*돈 박*올 류*현 강유하 김*연 이예린 강*은 이*원 권*서 김*호 이수형 송*영 신상훈 한호준 이*우 김예결 이인선 홍*화 송*림 김해민 신보영 안*원 곽*이 배*경 윤*진 장*나 정*하 김석규 박민규 박정훈 서*영 김*현 김태은 김*현 전기수 오민정 이소은 조*은김노아 강다영 이*린 최*용 신*원 신*정 허권 곽*희 곽준희 이예인 김*현김규리 김*형 김혜원 김*은 이용재 김*희 박*민 임*후 조*래 김서연 김*우 선*현 배승찬 오혜민 박민서 김동균 김강환 정*서 김세란 박*은 문*연 곽도현 이지민 정성원 정혜원 김*연 은주연 정혜민 서*유 김*건 권세은 이다인 박*주 마*숙 한*윤 이고은 최호린 이*윤 백*영 남*빈 오한율 김*현 오지한 김*경 박라희 최*영 최윤영 박주은 임*연 김*철 박*빈 배소혜 최지원 손재원 조남혁 장준하 임도인 정송은 강*애 최*원 송*지 문준동 김도훈 박준철 김나리 정*민 김동명 김*남 김*영 이규민 김*웅 이철우 전수현 강연성 김진국 하재철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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