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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첫째딸 사돈은 대사, 둘째딸 사돈은 중동고문…트럼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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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 당선인과 그의 사돈 마사드 불로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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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파’ 위주로 차기 행정부와 백악관 요직을 채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에는 족벌주의 인선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주프랑스 대사에 이어 아랍ㆍ중동문제 담당 고문에 자신의 사돈을 지명하면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둘째 딸 티파니 트럼프의 시아버지인 레바논계 미국인 마사드 불로스를 아랍·중동문제 담당 선임고문에 임명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마사드는 유능한 변호사이자 존경받는 재계 리더로서 국제무대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고 소개한 뒤 “그는 딜 메이커(협상가)이자 중동평화의 확고한 지지자로서 미국과 국익을 강력하게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마사드 불로스는 이번 대선에서 아랍·무슬림계 인사들의 트럼프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선은 트럼프 당선인이 장녀 이방카의 시아버지인 찰스 쿠슈너를 주프랑스 대사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 이뤄졌다.



CNN “가족에 의지…이해충돌 등 논란”



장녀와 차녀를 고리로 한 두 사돈을 연이어 외교 관련 요직에 발탁하자 족벌주의 논란이 일었다. CNN은 “트럼프의 이례적인 인선은 그가 믿을 수 있는 가족에 의지해 온 전례를 집권 2기에도 이어갈 것임을 보여준다”며 “트럼프는 이전부터 가족에게 정치적 역할을 맡겨 이해 충돌과 족벌주의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7~2021년 첫 임기 때 큰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보좌관에 임명했다. 두 사람은 각종 정책에 깊숙이 개입하며 막후 최대 실세로 불렸다. 당시 아브라함 협정(2020년 9월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바레인·아랍에미리트가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협정) 체결 과정에서 수석협상가로 참여한 재러드 쿠슈너는 2기 행정부에서도 백악관 외부에서 중동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계속 조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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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지난달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축하 행사에서 트럼프(앞줄) 당선인이 청중을 향해 인사하자 그의 장녀 이방카(뒷줄 세번째)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뒷줄 네번째)가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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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 때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이 선거 캠프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에릭의 부인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을 맡아 당 선거 전략과 선거자금 관리를 책임졌다. CNN은 “트럼프의 이번 인선은 미국 행정부 내 ‘트럼프 패밀리’의 영향력과 권력, 그리고 이해관계에 관한 의문을 낳고 있다”고 짚었다.



‘FBI 청소론’ 파텔, 인준 진통 예상



전날 트럼프가 연방수사국(FBI) 국장에 지명한 충성파 캐시파텔(44) 전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을 놓고는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인 2017년 크리스토퍼 레이 현 FBI 국장을 임명했는데, 2027년 8월까지인 레이 국장 임기(10년)가 아직 남아 있지만 파텔로 교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이 국장은 트럼프 1기 당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의회 증언과 지난해 백악관 기밀유출 의혹과 관련된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 압수수색 등으로 트럼프의 눈 밖에 났다는 평을 받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일 ABC 등과의 인터뷰에서 “10년으로 정해진 FBI 국장 임기는 어떤 대통령의 임기를 넘어선다는 의미”라며 “그래서 우리는 트럼프가 과거 지명한 레이 FBI 국장을 물려받았다. 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킨 훌륭한 초당파적 전통”이라고 말했다.

파텔은 트럼프 집권 1기 때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를 ‘철벽 보호’ 하며 트럼프와 가까워졌다. 트럼프가 패한 2020년 대선을 ‘선거 사기’로 규정하며 바이든 승리를 도운 언론인 등을 추적하겠다고 공언해 트럼프 충성파 사이에서도 논쟁적 인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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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 파텔 전 미국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이 지난 10월 24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의 선거 유세에서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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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100대0으로 인준 거부해야”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FBI 수장에 그런 파텔이 지명되자 상원 인준 절차에서 상당한 진통이 있을 거란 예상이 나온다. ‘법무부ㆍFBI의 최고위층 숙청 및 대청소’를 주장하는 파텔을 두고 이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마이크 라운즈 공화당 상원의원(사우스다코타)은 “트럼프는 과거 레이라는 아주 좋은 사람을 선택했다”며 “앞으로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가 실제로 (캐시 파텔) 지명을 밀어붙일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보좌관은 CNN에 “상원은 이번 지명을 100대0으로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이 확산되면서 결국 자진사퇴했던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 사례를 들어 낙마론이 나오기도 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새 대통령이 FBI 국장을 자신의 선호에 맞게 선택하는 건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일탈이자 위험한 일”이라며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에 반대해 헌법의 의무를 다했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이제 다시 트럼프에 맞서야 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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