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부족 與·수수방관 野·요지부동 醫 예고된 파행
野·전공의단체 없이 반쪽 출범
의대 증원 문제 평행선 지속에
의학회·의대협회마저 탈퇴해
정부 “입시 중 혼선 줘선 안돼”
의료계 “당정 해결 의지 의심”
협의체 먼저 제안한 野 뒷짐만
이달 상반기 전공의 모집공고
내년 의협회장 보궐 변수 될듯
野·전공의단체 없이 반쪽 출범
의대 증원 문제 평행선 지속에
의학회·의대협회마저 탈퇴해
정부 “입시 중 혼선 줘선 안돼”
의료계 “당정 해결 의지 의심”
협의체 먼저 제안한 野 뒷짐만
이달 상반기 전공의 모집공고
내년 의협회장 보궐 변수 될듯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협의체 회의 참석자들이 시작 전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원·이만희 국민의힘 의원, 이진우 대한의학회장,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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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 야심 차게 출발했던 여야의정협의체가 3주 만에 사실상 해체 수순을 맞게 됐다. 협상에 진전이 없자 의료단체들이 1일 협의체 탈퇴를 전격 선언한 것이다.
야당은 애초부터 참여조차 하지 않았고 그나마 일부 단체가 참여했던 의료계마저 협상 테이블에서 물러선 것이다. 국민에게 ‘성탄 선물’을 주겠다고 큰소리를 쳤던 협의체가 용두사미로 끝나면서 의정 갈등의 출구 모색은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여당 측 대표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1일 4차 전체회의를 마친 뒤 “의료 인력에 대한 증원, 의학 교육기관에 대한 평가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일부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의료계 요구가 계속되는 상황을 감안해 당분간 공식적 회의를 중단하고 휴지기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의체에서 끝내 평행선을 달린 대목은 2025년도 의대 정원이었다. 이 의원은 “의료계 쪽에서는 2025년도 의대 정원 변경을 지속해서 요청해왔다”며 “입시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라고 설명했다.
여야의정협의체는 정치권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9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의정갈등 해소책으로 여야정 비상협의체를 제안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달 6일 의료계까지 아우르는 여야의정협의체를 역제안했다. 두 달이 흐른 뒤에야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합류한 채 겨우 ‘개문발차’를 했다. 그러나 야당과는 동석조차 못한 채 3주 만에 좌초한 꼴이 됐다.
협의체 파행의 배경으로는 의료계가 내건 전제조건이 워낙 완강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정작 의료계는 정부·여당 탓을 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이날 “의학회와 의대협회는 협의체 참여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참담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급박한 현실에서 유연한 정책 결정을 통해 의정 사태 해결 의지를 조금이라도 보여달라고 간절히 요청했으나 정부는 어떠한 유연성도 보이지 않았다”며 “여당은 해결을 위해 정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거나 중재에 나서지 않아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더 이상 협의는 의미가 없고, 정부와 여당이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25년도 입시가 진행 중”이라며 “정부가 혼란을 초래하는 그 어떤 조치를 취하는 건 수험생을 비롯한 교육 현장에 막대한 부담을 줘서 불가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도 2026학년도 증원 문제는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이 부총리는 “사실 2026학년도 증원도 입시 일정을 고려하면 논의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은 의료계 단체와 함께 야당에서도 협의체에 참여해 대화가 다시 시작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뒷짐만 진 야당에도 책임론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은 “야당 역시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며 의정 사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정부·여당을 비난하는 모습에서 과연 야당이 원하는 결과는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협의체 좌초로 의정갈등 사태는 이대로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의료계에서는 이달 초 있을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과 대한의사협회 회장 보궐선거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 수련할 전공의 모집은 오는 5일 공고와 함께 수련병원별로 시작된다. 이르면 19일께 합격자가 발표되는데 전공의들이 얼마나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 중인 의협은 내년 1월 회장 선거를 앞두고 2∼3일 후보 등록을 받는다. 의협 비대위의 강경 기조가 차기 집행부에서도 이어질지, 아니면 대화파 집행부가 등장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출마를 공식화한 후보는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수호 전 의협 회장(미래의료포럼 대표), 최안나 의협 대변인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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