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당시 NSC 소속 ‘충성파’
도널드 트럼프 2기 FBI(연방수사국) 국장 후보로 지명된 캐시 파텔이 지난 10월 13일 미 애리조나주 야외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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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FBI(연방수사국) 국장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및 국방장관 비서실장 출신 캐시 파텔(44)을 지명한다고 30일 밝혔다. 캐시는 그간 트럼프를 수사 및 기소한 이들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던 인물이다. 캐시 지명으로 현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은 경질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트럼프 1기인 2017년 지명됐었지만, 2016년 당시 트럼프 대선 캠프와 러시아 정부간의 연루 가능성을 수사하면서 트럼프와 틀어졌었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글을 통해 “캐시는 뛰어난 변호사, 수사관, ‘미국 우선주의’의 투사로 부패를 폭로하고 정의를 수호하며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데 경력을 쌓아 온 인물”이라며 “(파텔이 국장이 되면) FBI는 미국에서 증가하는 범죄를 종식시키고, 이민 범죄 조직을 해체하며, 국경을 넘나드는 인신매매와 마약 밀매의 악행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캐시는 훌륭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팸 본디와 함께 FBI의 충실성, 용기, 청렴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레이 체제에서 FBI가 러시아 연루 수사를 벌인 것을 언급하고 “캐시는 진실과 책임, 헌법의 옹호자로서 ‘러시아 사기극’을 폭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도 했다.
인도계인 파텔은 백악관과 국방부에서 보좌관으로 근무했으며 트럼프 1기 임기 말에도 미국 중앙정보국(CIA) 및 FBI 고위직 후보로 검토됐다. 그는 FBI가 부패했고 정치조직화됐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가장 전면에서 주장하고 있는 인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트럼프 측근들이 FBI 개혁방안으로 법무부의 FBI 국장에 대한 감시권한을 강화하고, 워싱턴 본부의 규모와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을 트럼프에게 제안했다고 전했다. 또 FBI의 모든 수사를 검토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수사는 중단하는 내용도 있다고 한다. 사실상 대통령의 FBI 통제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안으로 대통령 자신이나 측근에 대한 수사가 개시될 경우 트럼프가 이를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레이는 임기가 끝나기 전 경질 될 것으로 보인다. FBI 국장 임기는 10년으로, 트럼프 1기 초기인 2017년 임명된 레이 국장의 임기는 2027년 8월 끝난다. 그러나 내년 1월 20일 취임 이후 파텔이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임기를 2년 넘게 남기고 퇴임하게 된다. 트럼프는 특히 퇴임 후 기밀문서를 보관했다는 의혹으로 FBI가 2022년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수색한 사건에 대해 크게 분노하면서 레이에 대한 경질을 시사해왔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여러 수사를 진행했던 FBI를 연방 정부 내 ‘기득권’이라고 인식하고 수사 권한을 대폭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트럼프는 특히 자신에게 반기를 드는 공직자들을 공격하는 용어인 ‘딥스테이트(deep state·숨은 권력 집단)의 핵심이 FBI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재임 기간 연방 공무원들의 비밀 집단인 딥 스테이트가 자신의 국정 운영을 방해해왔다는 음모론을 줄곧 제기해왔다. 2017년 한 극우 성향 매체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대선 기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도청을 당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딥 스테이트 게이트’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이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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