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사태 종식·보호무역주의에 컨테이너선 수주 기대감 줄어
LNG선은 트럼프 2기 親화석연료 기조에 수요 상승 가능성
21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선들이 하역작업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2022.4.20/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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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13년만의 동반 흑자를 눈앞에 둔 국내 조선업계의 내년도 실적 전망에 대한 관심이 높다. '슈퍼 사이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지만 장기간 호황에 따른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세) 우려도 고개를 든다.
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증가로 인한 '울트라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다만 LNG운반선과 함께 국내 조선업계의 주된 먹거리로 부상했던 컨테이너선의 경우 신규 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 피크아웃의 주된 근거는 선가다. 뱃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것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 지수는 올해 내내 상승세를 보이며 9월 189.96까지 오른 뒤 10월 189.64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국내 조선업을 호황으로 이끌었던 업계 환경 전반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LNG운반선보다 컨테이너선에 대한 우려가 강하다.
현재 컨테이너선 발주 호황의 배경에는 홍해 사태가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이 팔레스타인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시작된 홍해 사태 장기화로 수에즈 운하가 막히고 운항 거리가 길어지면서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 기간 중동에서의 분쟁 종식과 중동 평화를 공약한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홍해 사태가 해결될 경우 컨테이너선 수요는 다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장벽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양종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향후 4년간 컨테이너선 시황 하락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무역분쟁과 보호무역주의에 의한 해운 수요 둔화 가능성은 매우 높고 홍해 사태 해소가 집권 초기에 이뤄질 경우 해운 시황에 상당한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보다는 이스라엘 쪽 분쟁 해결에 더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컨테이너선 발주는 기존에도 워낙 많이 이뤄진 부분도 있어서 발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NG 운반선의 경우에도 트럼프 당선인 집권으로 인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간 전쟁으로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천연가스(PNG) 수출이 차단되면서 천연가스 해상 운송 수요가 늘었던 게 LNG 운반선 수요 증가의 주된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화석연료 산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이같은 우려를 상쇄하고 있다. 민주당 집권 시기 지연됐던 북미 LNG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FID)이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대거 집행되면 LNG 운반선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동 중인 글로벌 LNG 액화 터미널 부피 기준 캐파(CAPA·생산능력)는 10억 5000만㎥이고 건설이 계획된 건 19억㎥라 캐파가 약 3배까지 확장될 것"이라며 "이들을 운반할 LNG 운반선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수요는 줄어들 수 있지만 LNG 운반선은 늘어날 수 있고 LPG(액화석유가스) 운반선 역시 마찬가지"라며 "수주할 수 있는 선종에 변화가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096pag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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