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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단독]롯데, 컨틴전시플랜 세운다···사업권 유동화 방안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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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조 보유 현금 당장투입 가능

계열사 지분매각 투자유치도 고려

56조 부동산은 최후 보루로 남겨둬

정부·대통령실에도 대응책 공유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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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28일 유동성 확보 및 자산 현금화 가능성이 높은 순서대로 일종의 비상 계획인 ‘컨틴전시 플랜’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일본 롯데의 사업권을 유동화하는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날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관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열어 주요계열사가 7조 8000억 원의 현금을 보유해 유동성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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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유동성 부족 사태가 확산될 경우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 대통령실에도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대책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기업의 상황이기 때문에 대통령실에서도 수시로 보고 받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위기가 가시화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우선 순위는 계열사별 예금과 여신한도 등 현금성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다. 11월 기준으로 롯데케미칼(011170) 2조원, 롯데쇼핑(023530) 2조 9000억 원, 롯데지주(004990) 1조 9000억 원, 호텔롯데가 1조 1300억원을 투입할 수 있다.

롯데지주와 호텔롯데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신규 투자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의 계열사 지분 가치는 단순 합산으로만 37조 5000억 원이다. 롯데그룹은 SK그룹 등 다른 그룹과 달리 그동안 외부 기업이나 투자자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자제해왔다. 이 때문에 일부 지분을 내놓더라도 계열사 경영권은 흔들리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을 제외하면 주요 자회사 지분을 최소 40% 이상 보유하고 있다. 다만 경영권 매각이 아닌 소수 지분 매각은 대형 투자자의 구미를 당기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 투자 업계의 평가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합성 고무 회사 LUSR을 매각하려고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않자 청산했고 파키스탄 법인도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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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가장 많이 소요되지만 롯데그룹이 56조 원에 달하는 국내 부동산 자산을 비롯해 계열사의 사업권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계열사의 사업권을 유동화해 자금을 조달하는 시도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롯데의 사업권 중에서 유동화 가치가 높은 자산들이 있는데 소유권을 넘기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본 롯데의 일부 계열사는 국내 호텔롯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를 포함해 롯데물산·롯데캐피탈·롯데렌탈·롯데알미늄의 주요 주주다.

미국과 독일 등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지적재산권이나 물류 허가권, 혹은 일정한 수입이 예상되는 항공기 금융이나 선박 금융을 통해 유동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반면 일본의 경우 이 같은 방식의 유동화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적용할 만한 자산이 많다는 것이다.

롯데의 부동산 자산은 가장 규모가 크지만 다른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이 쉽지 않다는 면에서 당장 유동화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자체 보유한 점포나 임차 점포 10곳 이상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매각이 성사되거나 속도를 내는 곳은 없다.

한편 이날 IR에서 롯데케미칼은 3분기 4136억원의 영업적자와 816억원의 상각전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측 관계자는 내년까지 부채 비율이 좋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올해 2조 5000억원에서 2025년은 1조 3000억원, 2026년부터는 5000억 원대로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핵심 자산을 매각은 현재 금리가 높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은 자산 재평가와 부동산 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호텔롯데의 L7과 롯데시티호텔의 매각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현금성 자산을 1조원 이상 유지하고, 앞으로 계열사 지원은 받지 않을 계획이라면서 투자자들을 설득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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