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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故이예람 사건 직무유기' 대대장 2심도 무죄…중대장·군검사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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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장·군검사, 실형서 집유로 감형

유족 "누구를 위한 재판인지 의문"

아시아투데이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오른쪽 두 번째)와 어머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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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임상혁 기자 = 이른바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과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지휘관으로서 직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 김모 전 대대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전직 중대장과 군검사는 실형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설범식·이상주·이원석 부장판사)는 28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대장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김모 전 중대장과 전직 군검사 박모씨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성폭력 발생 이후 징계 의결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2차 가해 방지조치를 일부러 방임하고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 전 대대장이 허위 보고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중사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트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김 전 중대장에 대해선 "피해자의 사회 가치 평가가 침해될 수 있다"면서도 "허위 사실을 적극적으로 전파하려고 한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감형 사유를 밝혔다.

허위 보고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검사 박씨에 대해서는 "박씨 행위가 이 중사가 사망에 이르게 된 주된 원인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모습을 고려했을 때 원심 형은 너무 무겁다"고 전했다.

선고 직후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가 재판부에게 "다시 한 번 판결 내용을 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했다.

이씨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재판은 일반적인 2심 재판이 아닌 특별검사 재판이었다"며 "예람이의 죽음이 초석이 돼서 더 이상 아픔이 생기지 않는 재판이 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버지로서 자괴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이 중사 어머니도 "누구를 위한 재판인지. 가해자들을 위한 재판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초범이고 반성한다고 감형했다는데, 누가 누구에게 반성했는지 모르겠다. 피해자 부모로서 반성, 사죄는커녕 그 누구도 만날 수 없었다. 재판부가 어떤 포인트에 반성한다고 느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 중사 사건'은 지난 2021년 3월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이 중사가 선임인 장 모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2개월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장 중사는 지난 2022년 9월 징역 7년을 확정 받았다.

김 전 대대장은 이 중사 사건과 관련해 부당한 압력과 소문 유포 등 2차 가해 차단 조치와, 2차 가해에 관한 지휘관으로서 직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군 부사관 인사 명령과 관련한 직무집행을 방해하기 위해 두 차례 허위 보고 등을 한 혐의도 있다.

김 전 중대장은 사건 이후 이 중사가 전입하려던 부대의 지휘관에게 "이 중사가 좀 이상하고 관련 언급만 해도 고소하려 한다"는 허위 사실을 말하는 등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2차 가해와 장 중사의 구속수사 필요성 검토 등을 방임하고 휴가 일정 등을 이유로 조사를 지연시키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 1월 1심은 김 전 대대장에게 무죄를, 김 전 중대장과 박씨에겐 각각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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