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살해 20대 오늘 선고…일면식 없는 행인에 위해 시도까지
정신병력 이유로 '심신미약' 주장…검찰은 징역 25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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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드라마 주인공과 자신을 비교한다는 이유로 화가나 집 안에 있던 흉기로…."
지난 9월 26일 오후 춘천지법 강릉지원 중법정. 검사가 존속살해 혐의를 받는 20대 A 씨에 대한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읽어나갔지만 퀭한 눈빛의 그는 시종일관 재판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아직 앳된 얼굴의 A 씨. 그는 어떤 죄를 짓고 재판정에 서게 된 것일까.
옷에 피묻은 남성, 친할머니 살해한 손주
"흉기를 든 사람이 어슬렁거리고 있어요."
지난 7월 22일 오후 11시쯤 경찰 112 상황실에 겁에 질린 목소리로 전화 1통이 걸려 왔다. 신고 위치는 강원 강릉시 청량동의 노상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흉기를 들고 거리를 배회하던 20대 남성 A 씨를 체포했다.
체포한 A 씨의 옷 이곳저곳엔 피가 묻어 있었다.
강력범죄 정황이 있다고 본 경찰이 A 씨에 대해 강도 높은 취조를 이어가던 중 또 1통의 다급한 신고 전화가 경찰에 걸려 왔다.
"주인집 할머니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어요."
이 신고가 A 씨와 연관이 있음을 직감한 경찰이 신고 위치를 확인해 보니 강릉 강동면 안인진리의 한 주택이었다. 바로 A 씨 자택이다. 소방 출동 당시 이 주택에 살던 70대 여성 B 씨는 심한 출혈로 이미 심정지 상태였으며, 병원 이송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숨진 B 씨는 A 씨의 친할머니였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가 휘두른 흉기에 B 씨가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도주 후 일면식 없는 행인에 '묻지마 범행' 시도하기도
구속 상태로 기소된 A 씨의 재판이 시작되면서 범행 직후 그가 일면식도 없는 행인에게 추가 위해를 시도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당시 범행 직후 체포를 면탈하고 저항할 목적으로 주방 싱크대에 꽂혀있던 흉기를 챙겨 도주했다.
이후 택시를 타고 이동했던 A 씨는 동선을 두고 택시 기사와 마찰을 빚다가 자택에서 약 8~9㎞ 떨어진 청량동 노상에서 하차했다.
이후 이 일대를 배회하던 A 씨는 일면식이 없는 행인 C 씨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C 씨가 도망치면서 무위에 그쳤다.
이외에도 A 씨는 앞서 저지른 소액 사기 범죄 등도 존속살해 혐의와 병합해 재판을 받고 있다.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전경.(뉴스1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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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주인공과 비교해서"…검찰은 25년 구형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가 친할머니를 살해한 이유는 단지 '할머니가 드라마 주인공과 나를 비교해서'였다.
재판에 넘겨진 A 씨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앓고 있는 정신질환 병력을 이유로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다.
실제 A 씨는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파괴적 기분조절 장애' '주의력 결핍 장애' 등으로 지역 병원에서 입원·외래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후 1년간 치료를 받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그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하고, 전자장치 부착명령 20년을 청구했다.
A 씨는 최후진술에서 "죄송하다.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말했다. 친할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손주의 죗값은 28일 오후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내려진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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