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국방예산 삭감 시사…방산시장 축소·K-방산 美 진출 악재
드론·AI 중심 투자 재편 가능성도…"K-방산 미래전 대비 고민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 위치한 우주 발사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페이스X 우주선 스타십의 여섯 번째 지구궤도 시험비행을 빨간색 ‘MAGA 모자’를 쓰고 일론 머스크 CEO와 참관하러 가고 있다. 2024.11.20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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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국방비 예산 삭감을 시사하면서 'K-방산 위기론'이 나온다. 친환경차 보조금 축소로 국내 자동차 업계의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방위산업도 '머스크' 리스크를 맞이한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F-35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며 국방부를 겨냥했다. 엑스에 중국 드론이 동시에 작동하는 영상을 게재하고 "일부 바보들은 여전히 F-35와 같은 유인 전투기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F-35는 미국 국방부에서 가장 비싼 무기 프로그램이다. 성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퇴역할 때까지 2조 달러(약 2814조 원) 이상의 운용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돼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머스크의 발언은 F-35를 넘어 국방 예산 전체를 겨냥하고 있다. 국방 예산은 연방정부 예산의 12% 규모로, 한 해 8400억 달러(약 1170조 원)에 이른다.
지난 대선에서 연방정부 예산 2조 달러 삭감을 주장한 머스크에게 국방 예산은 주요 삭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머스크와 함께 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 역시 "국방부 예산 삭감이 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물론 우려가 지나치다는 관측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의 국방력 강화와 함께 국방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기 트럼프 행정부 당시 첫해에만 10%에 가까운 국방비 증가가 있었다.
이 경우 재래식 무기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드론, 인공위성, 인공지능(AI) 등 미래전 중심의 투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는 현재 미국 국방부와 36억 달러의 계약을 맺었고, 실리콘밸리의 AI 방산기업 팔란티어의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가 트럼프 측근으로 꼽히는 것은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예산 삭감과 투자 재편 모두 K-방산에 위기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세계 최대 방산 시장인 미국이 예산을 줄일 경우 시장 축소는 불가피하다. K9 자주포, 유도미사일 '비궁'의 미국 진출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실제 머스크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K-방산 주요 업체의 주가는 두 자릿수 가까이 하락했다.
자주포, 전차 등 재래식 무기에서 강점을 보이는 K-방산에 미래전 중심의 투자 증대 역시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방위산업 역시 미래전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제 미국의 국방부 예산이 줄어들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미래전 중심으로 산업이 빠르게 변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 방산도 이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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