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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검찰과 법무부

‘공천개입 의혹’ 수사 나선 검찰…윤 대통령 부부로 뻗어갈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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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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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씨를 구속 수사 중인 검찰이 27일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하려 한 자료는 모두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안이다. 여당 당사까지 압수수색하며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에 집중하는 모양새이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제대로 수사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많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이 이날 확보에 나선 공천 심사 자료는 대부분 명씨의 부탁을 받고 윤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증언들이 나온 사안이다. 2022년 6월 경남 창원 의창 재보선 공천을 받은 김영선 전 의원의 경우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윤 대통령의 육성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명씨는 “김건희가 유일하게 개입된 게 김영선 (건)”이라며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김 여사의 의중도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 공천에서 컷오프됐다가 기사회생한 김진태 강원지사에 대해서도 명씨는 “사모님(김건희 여사)에 말해가 밤 12시 반에 해결했다”고 했고,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는 “명태균이 김진태한테 (김 여사 운동시설을) 알려줘서 김진태가 가서 충성맹세를 했고 김건희가 ‘오냐, 선처하겠다’ 비슷한 걸 했다는 게 명태균 주장”이라며 상황을 더 구체화했다. 명씨는 박완수 경남지사를 “윤석열 집에 데리고 와갖고 같이 고기 먹고 술 먹고 같이 놀다 갔”고 “박완수가 ‘고맙다고 평생 잊지 않겠다’고 전화 왔다”고도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에 대해서는 이준석 전 대표가 “대통령이 ‘(이강덕과 갈등하던) 김정재가 울고불고’라고 말한 게 또 시작됐다”며 당시 포항시장 공천 잡음이 윤 대통령의 발언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세밀하게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보여주는 증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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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런 공천 심사 과정을 들여다보겠다고 나섰지만 이미 폐기된 자료도 많아 압수수색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이날 오후 기획조정국 압수수색에 참관한 김상욱 원내부대표는 압수수색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2022년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검찰이 요청한 자료 중 공개된 자료들 위주로 임의제출을 했다”며 “공천 관련 자료는 계속 보관을 하지 않다보니 없는 자료들이 많이 있다. 없는 자료는 저희가 협조해서 제출하고 싶어도 제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사법정의실현·검찰독재대책위원회(위원장 전현희)도 이날 논평을 내어 “압수수색 대상이 국민의힘 당사와 국회 의원회관 내 국민의힘 사무실이므로 당연히 동시 압수수색 했어야 하는데, 오전에 국민의힘 당사, 오후에 국회 의원회관 내 국민의힘 사무실로 시간차 압수수색을 했고, 오후에 할 압수수색 대상을 노출했다”며 “국민의힘에 대한 압수수색이 검찰의 주특기인 ‘꼬리자르기’ 꼼수를 위한 ‘보여주기 쇼’ 아니냐”고 되물었다.



검찰은 이외에 △2022년 재보선 공천을 위한 국민의힘 외부 공천관리위원을 조사한 데 이어 △2022년 대선 당일 윤석열 캠프가 명씨가 제공한 비공표 여론조사(이른바 ‘명태균 보고서’)로 전략회의를 했다고 폭로한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 △명씨가 지인에게서 돈을 받고 아들을 대통령실에 채용시켰다는 의혹과 관련해 지인의 아들(현 대통령실 행정요원)을 불러 조사했다. 지금까지 제기된 전반적인 의혹을 훑고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가 윤 대통령까지 뻗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직 부장검사는 “아랫선에서 진술이 없으면 윤 대통령의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당시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의 진술이나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추후 특검이 이뤄질 수도 있는 사건인 만큼 철저히 수사하려 하겠지만, 공안통 검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수사가 확대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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