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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글로벌 자원순환 시장 ‘빅뱅’...도시광산이 新성장동력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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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 경제가 글로벌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핵심광물의 지속가능한 공급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올해 COP29에서도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ADB), 유럽투자은행(EIB) 등 주요 국제개발은행들이 ‘순환경제 동향(The Circular Economy in Motion)’ 공동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20개 순환경제 프로젝트의 성과를 공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2050년까지 글로벌 Net-Zero 배출 달성을 위해서는 리튬, 니켈, 코발트, 구리 등 핵심광물 수요가 현재보다 6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유엔환경계획(UNEP)과 세계자원연구소(WRI)는 핵심광물의 지속가능한 활용과 책임있는 조달 전략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광산’이 뜬다

IEA가 최근 발표한 ‘핵심광물 재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구리 스크랩 발생량은 2023년 1,600만 톤에서 2050년 2,700만 톤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전기차와 배터리 관련 구리 스크랩은 2030년에서 2050년 사이 3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비즈

출처= IEA 핵심광물 재활용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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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역시 최근호를 통해 도시광산의 경제성에 주목했다. 전자폐기물에 포함된 인쇄회로기판(PCB) 1톤에서 약 150g의 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여기에 은, 팔라듐, 구리 등 귀금속까지 포함하면 PCB 1톤당 약 2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는 분석이다. 이는 전통적인 광산 채굴보다 훨씬 높은 수익성을 보여준다.

“도시광산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확대로 핵심광물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새로운 광산 개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IEA의 자원순환 전문가는 “도시광산이야말로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핵심광물 공급원”이라고 강조했다.

각국 정부, 자원순환 드라이브

미국, EU, 중국 등 주요국들은 자원순환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4년 플라스틱 오염 대응 전략을 통해 2035년까지 연방정부의 일회용 플라스틱 구매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 환경청(EPA)는 재활용 인프라 개선을 위한 대규모 보조금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EU는 한발 더 나아가 제품 설계부터 폐기물 관리까지 전 과정의 자원 효율성을 높이는 ‘순환경제 실행계획’을 추진 중이다. 2024년 5월에는 ‘수리권 지침’을 도입해 제조사의 제품 수리 정보 제공을 의무화했으며, 배터리 규제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의 전주기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도 ’14차 5개년 계획’에서 자원순환 경제를 핵심 과제로 선정했다. 특히 2024년 4월에는 EU와 공동으로 순환경제 로드맵을 수립하며 국제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잰걸음

자원순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Apple은 MacBook Air에 50%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며 친환경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고, Tesla는 2023년 리튬 배터리 100% 재활용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Ford 역시 2025년까지 신차의 20%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의 자원순환 기술도 눈에 띈다. 벨기에 Umicore는 전자폐기물에서 28종의 금속을 회수하는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스웨덴 Boliden은 연간 12만 톤의 전자폐기물을 처리하는 대규모 시설을 운영 중이다. 중국의 배터리 제조사 CATL은 한발 더 나아가 연간 27만 톤 규모의 배터리 재활용 능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럽 진출을 선언하며 최대 100GWh 규모의 재활용 시설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2022년 기준 전 세계 전자폐기물 6,200만 톤 중 25% 미만만이 정식 재활용되고 있다”며 “도시광산의 잠재력이 아직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수거·선별 체계 개선과 기술 혁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해진 기자(hi21h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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