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野 "예산 합의 안되면 단독으로 특활비 감액" 與 "방탄에만 몰두"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정 시한 내에 내년도 예산안 여야 합의가 불발될 경우에 대비해 단독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중앙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호에서 열린 민생연석회의 출범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2024.11.26.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복수의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은 법정 시한인 다음달 2일까지 반드시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합의가 안 될 경우에 대비해 대안도 준비하고 있다. 당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27일 “최대한 합의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안 될 경우 감액만 한 예산안이라도 단독 처리할 것”이라며 “자체 수정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도 “이번엔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게 당 지도부의 의지”라며 “모든 경우에 대비해 대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헌법 제57조는 국회가 예산을 심사할 때 감액은 상임위원회 의결로 할 수 있지만, 증액에 대해서는 정부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역대 국회에서 야당이 다수 의석을 가졌더라도 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한 경우는 없다. 통상 여야가 각 당에서 필요한 지역구 예산 및 중점 정책 관련 예산을 놓고 감액과 증액 항목을 주고받은 뒤 합의 처리를 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에는 합의를 명분으로 우리가 원하는 감액을 관철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끝까지 감액할 수 없다고 버틸 경우 우리 예산을 몇 개 얻겠다고 다 끌려다닐 수는 없지 않으냐“며 “최악의 경우 지역구 예산을 다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방침이 당에도 전달됐다”고 전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합의를 명목으로 뒤로 미뤘다가는 아무것도 못 한다”며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여야가 법정 시한 내 합의를 못 할 경우 정부 원안이 다음 달 2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부의되는데, 민주당은 정부안에서 감액만 한 자체 수정안을 표결에 부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앙일보

지난해 12월 20일 당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2024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합의를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강훈식 당시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 홍 원내대표, 윤 원내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언석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 김성룡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반드시 삭감하겠다”고 벼르는 예산은 대통령실과 검찰ㆍ경찰의 특수활동비 및 특정업무경비 예산이다. 앞서 민주당은 각 상임위에서 대통령실 특활비(82억5100만원), 검찰 특활비(80억9000만원)ㆍ특경비(506억9100만원), 경찰 특활비(31억 6000만원), 감사원 특활비(15억1900만원)ㆍ특경비(45억1900만원)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권력기관이 국회에 특활비 세부 집행내역을 지출하지 않으면서 국회 예산 심의권을 침해해왔는데, 이번에는 그대로 넘어갈 수 없다”(예결위 관계자)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문재인 정부의 범죄 적폐 수사와 감사에 대한 보복성 삭감”(김상훈 정책위의장)이라고 반발해왔다.

다만 정치권에선 “지역화폐 등 민주당이 원하는 예산을 한 푼도 증액하지 않는 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결국 단독 수정안 처리 엄포가 “주요 예산 증액을 위한 협상 전략”(국민의힘 관계자)이라는 분석이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민의 삶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이재명 대표 공언 뒤에서 민생은 외면한 채 정쟁과 방탄만을 일삼는 이중적 태도가 계속되고 있다. 민생 예산이 정치적 협상의 지렛대가 될 수 없다”고 논평했다.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