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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트럼프 “전기차 반대”에도…캘리포니아 등 6개주 무공해차 판매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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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연합뉴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미국 6개 주가 내년부터 전기차(EV) 판매 의무화 정책을 시행한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정책을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 정반대 행보에 완성차 업계의 반응도 엇갈린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 매사추세츠, 버몬트, 워싱턴, 오리건 등 6개 주에서 내년부터 출시될 2026년식 모델의 신차 35%를 무공해차(ZEV)로만 판매해야 한다. ZEV는 이산화탄소 등의 배출이 없는 전기차와 수소전기차(FCEV) 등을 일컫는다.

이 정책을 주도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연방정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애더라도 캘리포니아는 계속 전기차 구매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ZEV 판매 의무화에 동참하는 주는 내후년 12개 주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2027년식 모델부터는 콜로라도, 델라웨어, 메릴랜드, 뉴저지, 뉴멕시코, 로드아일랜드 등 6개 주와 워싱턴DC에서도 같은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조감도.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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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국면 속에서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계획 중인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에 투자해온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호재가 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지에서 다양한 전기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에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5, 세단 아이오닉6에 이어 지난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을 공개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현지 생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76억달러(약 10조1000억원)를 들여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를 건설 중이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서 내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오닉9을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의 조지아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EV9 생산을 시작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올해 쉐보레 신형 전기차로 이쿼녹스EV, 블레이저EV, 실버라도EV를 잇달아 출시하는 등 전기차 판매 신장 전략을 택하고 있다.

반면 전기차 판매 비중이 작거나 내년 하반기가 돼야 2026년식 전기차 모델을 시장에 출시할 예정인 완성차 업체들은 캘리포니아주 주도의 정책이 위협으로 인식될 수 있다. 잭 홀리스 도요타 북미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CNBC 등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이 9%밖에 안 된다”며 “캘리포니아의 전기차 규정을 충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국 단위 행정명령으로 주 단위의 전기차 판매 의무화 정책을 무력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때인 2020년 휘발유차 판매를 2035년부터 금지키로 한 캘리포니아주 정책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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