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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단 3초 만에 수소 발생"…반응 속도 16배 높아진 수소 신기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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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촉매 '직접 가열 방식' 수소 저장·운반 기술 개발

머니투데이

16.4배 빠르게 반응하고 2배 이상 더 효율적인 수소 저장·운송 기술을 개발한 한국화학연구원 김상준 박사 연구팀(오른쪽부터 김상준 선임연구원, 강동권 학생연구원) /사진=한국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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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기존 기술보다 촉매 반응 속도가 16.4배 더 빠르고, 추출 효율은 2배 높은 수소 저장·운송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은 박지훈 화학공정연구본부 책임연구원·김상준 선임연구원과 한정우 서울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화석연료 대신 전기로 촉매를 직접 가열하는 '전자기 유도 촉매 가열 시스템(ECIHS)'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줄(Joule)'에 8월 게재됐다.

수소에너지는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아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자원이다. 정부가 발표한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기도 하다.

부피가 크고 폭발 위험이 높은 수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옮기기 위해 수소 저장·운반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 중 하나가 '액상 유기물 수소 운반체(LOHC)' 기술이다. 기존 유조차를 활용해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도 액체 상태의 수소를 상온·상압에서 안전하게 저장하고 운반하는 기술이지만, 기존 기술로는 촉매 반응 속도가 느리고 수소 추출 효율도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LOHC 수소 추출 방식의 효율이 떨어지는 원인이 외부에서 간접적으로 촉매를 가열하는 방식에 있다고 보고, 전기로 촉매를 직접 가열하는 기술을 고안했다.

전자기파를 이용해 촉매 자체에 열을 발생시키는 이 방법은, 반응 용액 전체를 가열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은 빠르게 가열해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반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전자기파에 의해 효율적으로 발열되는 특수소재 '티타늄 실리콘 카바이드'를 활용했다. 또 백금(Pt)과 황(S)을 첨가한 촉매를 사용해 반응 성능을 높였다. 반응 성능이 높아지면 적은 발열 에너지에도 효율적으로 수소 추출이 가능해진다.

기술을 실제 적용한 결과, 촉매 반응 속도는 기존 외부 가열 방식 대비 16.4배 빨라졌다. 수소 추출 효율은 2배 이상 높아졌다. 모형 수소차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3초 이내에 반응이 일어나 수소가 발생했다. 또 이 방식으로 2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해 장기적인 안정성을 입증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LOHC의 비효율성을 개선해 수소 경제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수소 기술 상용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화학연 자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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