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정산 미루고 별장·슈퍼카 호화생활 플랫폼 사업자…국세청 ‘정조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국세청에 적발된 슈퍼카의 모습(예시사진). 국세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 플랫폼을 운영하는 ㄱ업체는 플랫폼 노동자의 정산금은 수시로 지연하면서 사주의 개인 명의 토지에 회삿돈으로 연수원을 건립해 사주에게 과도한 토지 임대료를 지급하면서, 정작 연수원은 사주 일가의 개인 별장으로 활용했다. 이 회사 사주 일가는 법인 명의로 고가의 슈퍼카 여러 대를 사들여 몰고 다녔고, 피부과 관리비·동물병원 진료비 등 수억원대 사적 비용을 법인카드로 결제하다 적발됐다.



#2. 제조·수출업체인 ㄴ업체는 해외거래처와의 거래로 발생한 매출거래 가운데 페이퍼 컴퍼니를 끼워넣어 수십억원대 ‘통행세 이익’을 사주 자녀에게 제공했다. ㄴ업체는 사주가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는 요트의 수억원대 유지비를 대신 부담하기도 했다. 이 회사 사주는 자녀에게 40억원대 고가 아파트를 무상으로 임대해주거나, 40여개국에 이르는 해외여행 경비 수십억원어치를 본인 카드로 결제하도록 하면서 증여세는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배달 플랫폼 등 서민·소상공인 등과 밀접한 이해관계를 가진 기업 사주 등이 천억원대 회삿돈을 유용해 호화주택·슈퍼카 등 사치를 일삼고, 알짜사업의 일감 몰아주기로 자녀의 부를 키우는가 하면, 미공개 기업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시세차익을 거둔 정황이 확인된 탈세 혐의자 37명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한겨레

국세청에 적발된 미술품을 보관한 한 수장고의 모습(예시사진). 국세청 제공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는) 각종 플랫폼·프랜차이즈 등 서민들과 밀접하게 연관된 분야에서 건전한 경제 질서를 저해하며 세금을 회피하고, 사주일가의 불공정 사익추구 행위가 다수 포함됐다”며 “‘투자→성장→정당한 이익배분’이라는 선순환 구조에 역행하는 일부 기업과 사주일가의 일탈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날 국세청이 밝힌 세무조사 대상은 크게 △회사 자산을 유용한 호화생활 △알짜 일감 몰아주기 △미공개 기업정보로 부당이득 등 3개 분야로 나뉜다. 먼저 회사 자산을 유용한 세무조사 대상은 14개 기업으로 특히 해외 호화주택, 고가의 스포츠카 사적 유용 및 각종 사치비용을 회삿돈으로 부담하는 도덕적 해이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국세청은 전했다. 적발된 사적유용 호화재산의 규모는 고급주택·별장 559억여원, 슈퍼카·요트·미술품 322억원, 기타 해외유학비 대납 등 사적비용 503억원으로 모두 1384억원에 달했다.



한겨레

국세청에 적발된 슈퍼카의 모습(예시사진). 국세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해외 휴양지에 법인 명의로 호화 주택을 지어 사주 일가가 사용하거나, 법인 명의로 사들인 고가 미술품을 사주가 임차한 개인 수장고에 보관하고, 사주의 손자녀의 해외 사립학교 교육비 등을 법인이 부담하거나, 사주가 보유한 슈퍼카 수십대의 튜닝 및 유지·관리 비용을 법인이 부담하는 등의 행위가 국세청에 적발됐다고 한다.



한겨레

국세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번째 유형은 사주의 자녀에게 알짜 사업을 떼어주거나 안정된 일감을 몰아줌으로써 편법으로 부를 대물림하는 경우 등이었다. 자녀가 소유한 법인에 알짜 거래처를 떼어줘 1년 만에 매출이 수십배 급증하거나, 자녀 법인이 수십억원대로 인수한 기업을 내부거래로 키운 뒤 수백억원에 재인수하는 경우 등이 포함됐다. 또 부당 내부거래 등으로 기업이익을 유출하는 경우도 세무조사 대행에 포함됐는데, 선입금 받은 배달대행료를 라이더에게 정산해주지 않으면서 사업체 인수 명목으로 법인 자금을 유출하거나 가맹점 인테리어 공사를 특정업체에 제공하고 대가로 받은 수수료는 신고를 누락하는 경우 등이었다.



이들 유형으로 세무조사 대상이 된 기업 및 사주일가는 모두 16곳으로, 조사 대상이 된 사주의 자녀는 평균 66억원의 초기 자본을 바탕으로 일감 몰아주기 등 사업에 착수해 불과 5년 뒤 평균 1036억원 규모로 자산을 불린 것으로 세무당국은 파악했다. 특히 사주 자녀 가운데 자산을 6천억대로 불린 경우도 적발됐는데, 이들은 이 과정에 증여세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조세를 포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한겨레

세무조사 대상이 된 한 플랫폼 기업이 회삿돈으로 사적으로 유용한 개념도. 국세청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밖에 기업공개 및 신규 사업 진출 등 과정에 기업의 미공개 이용해 부당하게 시세차익을 얻은 7곳도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부모한테 증여받은 자금으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상장 예정 주식을 취득해, 기업공개 뒤 70배 가까운 차익을 누리거나 상장예정 주식을 증여받아 상장 뒤 주식가치가 20배로 뛰어오른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민생 경제 안정을 저해하고 공정을 훼손한 사주일가의 사익추구에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라며 “특히 소비자·소상공인 등 서민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끼친 사주일가의 불공정 행태에 대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세상의 모든 책방, 한겨레에서 만나자 [세모책]

▶▶핫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