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분열에 민생 고통 커져
오바마 대통령의 국민 소통과
트럼프의 경제 최우선 행보
지금 대한민국에 절실한 선택
오바마 대통령의 국민 소통과
트럼프의 경제 최우선 행보
지금 대한민국에 절실한 선택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2015년 6월 26일,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교회 총기 난사 희생자의 장례식에 참석해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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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와 눈물, 그리고 치유.
2015년 6월 26일, 침통한 행사로 끝날 뻔했던 총기난사 희생자 장례식이 대화합의 장으로 돌변한 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찬송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놀라운 은총)를 나직이 부를 때였다.
사건의 가해자는 21살의 백인, 사망자 9명은 모두 흑인이었다. 미국 사회가 두동강 날 위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부른 이 노래는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관용의 힘을 일깨워 준 오바마의 깜짝 행보는 그의 8년 재직기간 중 최고의 순간으로 회자된다.
최근 한국 사회는 진영 논리의 수렁에 빠져 있다. 저조한 대통령 지지율, 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편가르기 정치가 더욱 판을 치는 모양새다. 거기다 여권 안팎에선 당원게시판 논란, 명태균 사태, 김건희 여사 특검법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난에 시름하는 국민들에게 정치 분열은 더욱 고달픈 짐이다. 어디에서 고통의 피난처를 찾아야 할까.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아쉬움을 남겼다. 대통령이 재차 사과 의사를 표명했는데도 국민의 막힌 가슴을 뚫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노와 냉소를 해소할 통 큰 리더십을 발휘하기란 쉬운 게 아니지만 자기 자신을 내려놓고 국민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남아공의 첫 흑인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는 “나의 정치적 목표는 국민의 마음을 치유하고 서로 화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산 제품 전시회에서 야구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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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 루즈벨트 미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로 유명한 정치인이었다. 1930년대 대공황으로 국민들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노변담화’(Fireside Chat)로 지친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광우병 파동 여파로 취임 첫해 지지율이 10%대까지 추락하자 친서민 행보를 가속화했다. 그리고 이 대통령도 라디오 연설을 시작했다. 4년 5개월에 걸쳐 무려 109번을 진행했다. 국정 홍보용 연설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대국민 접점을 늘리려 한 고심의 산물이었다.
사법 위기에 내몰렸다가 극적으로 부활한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은 또 다른 시사점을 준다. 국익을 철저히 챙기는 지도자, 경제를 살리는 대통령의 면모가 이번 대선에서도 통한 것이다.
‘정치는 철저히 계산된 연출’이라는 철학을 지닌 트럼프는 1기 집권 당시 백악관에서 열린 제품 전시회에 등장해 미국산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자국산 홍보에 나섰다. 미국 제조업 부흥 선언도 함께 내놨다. ‘트럼프는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가 차곡차곡 쌓일 수밖에 없다.
코너에 몰린 윤 대통령이 지금 택해야 할 카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진심과 감동의 소통, 또 하나는 경제 최우선 행보다.
윤 대통령이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건 인기영합주의를 경계하겠다는 뜻이겠지만, 국정 운영의 선순환을 가져오려면 민심을 붙잡는 소통 전략이 절실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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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초에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으로 언론 접촉을 늘리려 했던 윤 대통령이 한 순간에 불통 대통령으로 각인된 건 불행한 일이다. 그로 인한 사회적 갈등 비용도 갈수록 커지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감동의 리더십, 소통의 정치는 큰 울림을 준다. 국정 동력이 유권자의 지지에서 나온다는 건 상식이다.
트럼프 2기 출범이 임박한 상황에서 한국경제와 기업경영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트럼프 리스크를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따라 향후 경제 성과가 판가름난다.
기업들의 글로벌 기술 경쟁을 좌우할 골든타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국정의 모든 에너지를 경제에 쏟아부어도 시원찮을 판이다. 경제가 살아나면 지지율은 저절로 올라간다. 대통령 임기 후반의 승부처가 경제와 소통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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