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정상회담 자리에 앉아 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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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쪽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의 정권 인수팀이 김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 2명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쪽 인사들은 이미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고 친서도 교환한 그가 김 위원장에게 직접 접근하는 게 북한과의 관계를 풀 수 있는 방안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가변적이며, 트럼프가 최종 결심을 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이들은 전했다.
트럼프는 2018년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을 한 것을 비롯해 김 위원장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하고 많은 친서를 교환했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김정은은 나를 그리워할 것”이라거나 “핵을 가진 자와는 잘 지내는 게 좋다”며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또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실리를 추구하는 자신의 외교 정책의 바람직한 사례인 것처럼 묘사해왔다.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취임 초기에 국내 현안들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다른 사안에 집중해야 하고, 실제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물밑 교섭과 잠정적 합의 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단기간 내에 정상회담이 성사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과거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도출하지 못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 기간에 북-미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것도 양쪽이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양쪽의 의지에 따라 협상이 조기에 재개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견해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연설에서 “이미 미국과 함께 협상 주로(노선)의 갈 수 있는 곳까지 다 가보았으며, 결과에 확신한 것은 초대국의 공존 의지가 아니라 철저한 힘의 입장과 언제 가도 변할 수 없는 침략적이며 적대적인 대조선 정책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비핵화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는 평가와 함께, 미국의 자세 변화 여부에 따라 트럼프와의 대화 여지는 열어두는 탐색적 태도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북한 관영 매체는 아직 트럼프의 대선 승리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가 지난 22일 자신의 집권 1기 때 대북특별부대표 등을 하며 북-미 정상회담 실무를 맡은 알렉스 웡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으로 발탁한 것을 두고도 북-미 대화 재개 의지가 실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트럼프는 웡의 지명 사실을 공개하며 “대북특별부대표로서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 협의를 도왔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트럼프 쪽의 초기 목표는 북한과의 기초적인 대화를 재개하는 것일 수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적 목표나 일정이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다른 외교적 현안 때문에 북-미 대화 재개가 뒤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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