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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트래블로그 600만 돌파…법카 실적도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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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출 업고 점유율 껑충 ‘하나카드’


44.8%.

하나카드가 올해 3분기까지 기록한 누적 기준 순이익 증가율(전년 대비)이다. 해당 기간 순이익은 1884억원에 달한다. 은행계 카드사 순위도 이참에 바뀌었다. 하나카드는 만년 4위로 분류됐다. 지난해부터 우리카드를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참고로 우리카드는 올해 같은 기간 순이익 14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9.7% 증가한 수치기는 하지만 하나카드의 위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두 회사 순익 차이는 442억원에 달한다. 덕분에 하나카드는 하나금융그룹 내에서도 위상이 상당히 올라왔다. 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 중 하나카드는 하나증권(1818억원), 하나캐피탈(1212억원)을 제치고 순익 기여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매경이코노미

글로벌 비자카드와 연계하면서 전 세계에서 이용 가능한 트래블로그. (하나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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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진 비결은?

트래블로그 대박에 함박웃음

하나카드가 이처럼 호실적을 올린 비결에는 트래블로그가 자리한다. 하나카드는 지난 2022년 7월 해외여행 특화 상품인 트래블로그를 선보였다. 트래블로그는 무료 환전은 기본, 해외 이용 수수료 면제, 해외 ATM 인출 수수료 면제 등 현재 대부분 카드사가 따라 하는 전략을 선제적으로 선보였다. 전 세계 58종 통화 무료 환전 서비스 역시 하나카드가 최초로 지금도 유일하게 전개하는 서비스다.

시점도 좋았다. 2022년은 코로나19가 막 물러가고 해외여행이 급증하기 시작할 때였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내놨기에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더니 올해 8월 말에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하나카드 상품 중 가장 빠른 증가 기록이다. 누적 환전액은 2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단순히 가입만 많이 한 것이 아니다.

이익 기여도 역시 높다. 하나카드 외환차익은 누적 기준 879억원에 이른다. 외환차익이란 고객에게 청구하는 해외 거래금액과 가맹점에 지급하는 수수료 사이에서 발생하는 차익을 말한다. 통상 외환거래 이익으로 잡힌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업계 1위 신한카드가 외환차익 부문에서는 527억원에 그쳤다. 애플페이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현대카드가 352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사실상 이 분야에서는 하나카드가 업계 1위인 셈이다. 해외 체크카드 점유율에서도 발군이다. 올해 7월까지 누적 기준 시장점유율 49.9%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사용하는 체크카드 2장 중 1장은 하나카드인 셈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브랜드 비자(Visa)를 더한 ‘트래블GO 체크카드’를 내놨다. 하나머니 앱에서 무료 환전은 물론, 수수료 없이 전 세계에서 이용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해 고객 사용률을 극대화하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상품 설계 당시 시장조사를 해보니 해외여행 시 부담을 느끼는 3대 수수료가 환전, 해외 이용, 해외 ATM 출금이었다”며 “이를 무료로 전환하자 반응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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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실적도 쑥쑥

영업통 이호성 대표 ‘매직’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기업일반매출이다. 편의상 법인카드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2023년 이호성 대표 취임 후 이 부문 성과가 뚜렷하게 올라왔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하나카드의 국내 신용 법인카드(일시불) 결제액은 6조6463억원을 기록, 전체 시장의 약 14%를 차지한다. 신용 법인 회원 수 역시 24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4000명 늘어났다. 증가율은 6.1%로 업계 1위다.

법인카드 포함, 기업일반매출을 결산하면 성장률은 더 두드러진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기업일반매출은 12조9739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5202억원) 대비 13% 증가했다. 동종업계 기업매출 성장률 평균이 5%인 점을 감안하면 13%는 상당히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7대 전업계 카드사 중 총자산은 하나카드가 13조원 정도로 가장 작다”면서 “그럼에도 기업매출 규모는 업계 3위에 해당한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 ‘영업통’ 이호성 대표가 자리한다. 이 대표는 하나은행 출신으로 중앙영업그룹 대표, 영남영업그룹 총괄부행장, 중앙영업그룹 총괄부행장, 영업지원그룹 총괄 등 영업 분야에 잔뼈가 굵은 인물. 특히 카드사의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서는 은행처럼 카드사도 기업영업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취임 초기부터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물이 기업일반매출 약진으로 이어졌다.

신사업도 착착

여행 플랫폼도 시작

하나카드는 최근 실적 호조에 만족하지 않고 ‘잘하는 건 더 잘하게, 새로운 건 더 빨리 실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외 사업 관련해서는 올해에만 트래블로그 대한항공 마일리지 신용카드, 트래블고 비자체크카드 등 신규 제휴카드를 출시하며 고객 선택권을 넓혔다.

더불어 신규 여행 플랫폼으로 직접 여행 상품도 팔기 시작했다. 하나카드 고객에게 최적화된 가격의 항공권 서비스와 최저가가 보장되는 호텔·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여행 플랫폼 ‘트래블버킷’이 올해 6월 문을 열었다. 초특가 항공권 서비스는 기본, 여기에 더해 팁과 옵션 없는 효도 여행, 2030세대를 위한 유럽 여행, 황금 티타임에 즐기는 해외 골프 등 패키지여행 상품도 직접 판매한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트래블버킷은 트래블로그에 이어 해외여행 1등 카드사로서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해외여행 서비스 혜택을 주고자 기획했다”며 “향후 하나카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여행 서비스를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규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토스뱅크 신용카드 ‘WIDE’, 전국 새마을금고 영업점서 신청 가능한 ‘MG+신용카드’ 등 다양한 PLCC 카드를 줄줄이 내놓고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이번 새마을금고와 제휴로 전국 3000여 영업점 전산개발, 1200여 독립금고 법인카드 제휴 등 부수적인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성 대표 연임 촉각

실적만 놓고 보면 ‘너끈’

눈길 끄는 건 이호성 대표 거취다. 참고로 하나금융그룹은 14개 계열사 대표 중 12곳이 연말 임기 만료다. 실적만 놓고 보면 이 대표 연임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이 중론. 다만 하나금융그룹 인사 특성상 카드사 사장 연임 사례가 관례가 없이 들쭉날쭉해서 쉬 맘 놓을 수 없다. 한편에서는 이번 하나카드 사례 이후 ‘기업 턴어라운드 전문가’로 각인된 만큼 영업력이 필요한 다른 계열사로 ‘영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더불어 하나카드 입장에서도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고금리·강달러 시대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강하다. 카드사는 자금 조달 방식이 여신전문채권(여전채)이 주력인데 금리가 떨어지지 않으면 조달 비용 자체가 올라가 순익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더불어 경기 침체로 연체율이 높아지면 건전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는 만큼 살얼음 행보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숙제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6호 (2024.11.27~2024.1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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