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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트럼프 보란 듯…화웨이 새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완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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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위청둥 화웨이 회장이 26일 선전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새 스마트폰 메이트70 시리즈와 새 운영체제 하모니OS 넥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화웨이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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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보통신(IT) 기업 화웨이가 독자적인 운영체제(OS)를 적용한 새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집중 제재를 받던 화웨이가 미국 중심 모바일 시스템에서 벗어나, 중국만의 새로운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이다.



화웨이는 26일 오후 선전에서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고, 새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인 메이트70 시리즈 등을 공개했다. 지난해 8월 메이트60 시리즈를 출시한지 15개월 만이다. 이날 행사는 화웨이 누리집을 통해 생중계 됐고, 10만명이 넘는 인원이 지켜봤다. 메이트 70은 사전 예약 인원이 300만명이 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메이트60 시리즈가 7나노(1나노=10억분의 1m)급 반도체 ‘기린9000s’를 탑재해 충격을 줬다면, 이날 공개된 메이트70은 독자 운영체제인 ‘하모니(훙멍)OS 넥스트’가 탑재된 것이 핵심이다. 화웨이는 지난 6월 하모니 넥스트 베타 버전을 공개했고, 지난달 말 하모니 넥스트를 공개한 데 이어, 이날 하모니 넥스트를 채택한 실물 스마트폰을 내놨다. 하모니 넥스트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스마트 시계, 스마트 패드, 전기차 등에 적용될 예정이다.



하모니 넥스트는 화웨이가 개발한 독자 운영체제로, 이전 버전과 달리 안드로이드 앱이 구동되지 않고 전용 앱만 구동된다. 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프로젝트(AOSP) 코드와의 호환성을 제거하고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커널과 시스템 앱만을 지원하는 완전히 독립적인 시스템으로 설계된 것이다.



화웨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로 2019년 8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대한 접근이 막히자, 그해 11월 안드로이드 시스템이 포함된 하모니 운영체제를 내놨다. 이후 4차례 업그레이드를 거쳐, 안드로이드 시스템을 모두 뺀 하모니 넥스트를 출시했다.



화웨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 20일 만인 이날, 하모니 넥스트가 담긴 메이트70을 출시하며,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 등 미국산 운영체제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선언했다. 쉬즈진 화웨이 회장은 지난 23일 한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제재로 “자체 운영체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람들이 많이 사용할수록 (하모니 넥스트가) 더 빨리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날 화웨이 메이트70과 하모니 넥스트에 대해 “미·중 경쟁으로 어떻게 기술 생태계가 갈라지는지 보여주는 가장 최신의 신호”라며 “화웨이를 약화하려던 미국 제재가 오히려 이 기업의 위상을 공고하게 했다”고 평했다.



하모니 넥스트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전용 앱 개발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화웨이는 이미 위챗과 타오바오 등 1만5천개의 중국 앱이 실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하모니 운영체제를 설치한 기기가 10억대 정도 돼, 이를 기반으로 거대한 생태계를 꾸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쉬 회장은 “하모니 생태계가 소비자 요구에 맞춰 성숙해지려면 앱 10만개는 되어야 한다”며 앞으로 6∼12개월 안에 이를 달성하겠다고 했다.



시장 조사 업체 (IDC) 기준으로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중국 업체인 비보가 1위(18.6%), 애플이 2위 (15.6%), 3위가 화웨이(15.3%) 순이었다.



중국 정부도 적극 지원 및 독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2021년 하모니 운영체제의 코드를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개방원자재단에 기증했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하모니 운영체제를 활용해 누구든 앱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샤오미, 비보 등 중국 경쟁사들이 화웨이의 하모니 운영체제를 외면하자 이를 국가에 기증하는 방식으로 보급 우회로를 뚫은 것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화웨이가 메이트60을 내놓은 뒤, 공무원과 국영기업 직원들에게 내려진 애플 아이폰 등 외국산 스마트폰 구입 금지령을 강화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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