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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강희경 서울의대 교수 출마 선언...의협 회장 선거 4파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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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치러지는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선거에 4명의 후보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제43대 의협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강 위원장은 통화에서 “의협이 달라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이번엔 의대 교수가 의협 회장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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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전날 열린 첫 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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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 위원장은 이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에 올린 글에서 “부족하지만 제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가 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적은 강 위원장이 처음이다.

강 위원장은 올해 5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6개월째 활동하고 있다. 지난 8일엔 비대위 재신임 투표에서 77%의 지지를 받았다.

강 위원장은 출마한 이유로 ‘의협의 변화’를 꺼냈다. 그는 통화에서 “(그동안) 의협과 관계없는 의사의 삶을 살아와 (의협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몰랐다”라면서 “의사 내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면이 있어 전체 의사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구조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거에 출마할 선생님들은 의협을 잘 알고 있을 테지만 (그들이 당선되면) 새로운 의협이 되는 게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협을 법정 단체와 이익 단체로 구분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의사단체를 예로 들었다. 그는 “영국은 의사 권익을 위한 단체인 영국의사회(British Medical Association)와 의사 면허에 대한 자율 규제 단체인 영국의사협회(General Medical Council)로 구분된다”라면서 “의협도 이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이 당선되면 의정 간 대화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강 위원장은 지난 10월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실무추진단장이 참여하는 의정 간 첫 공개토론회에 참가했다. 그는 통화에서 “의사 간 내부 소통이 첫 번째고 정부와도 서로 이해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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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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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위원장의 출마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간 의협이 개업의사 중심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주요 의정 갈등 현안에 대해 의대 교수와 입장이 달랐고, 전공의·의대생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의협 비대위원장에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단국대 의대 교수)이 선출된 점도 이를 흐름과 닿아 있다.

의협 차기 회장 후보자 등록을 위해 추천서를 수령한 사람은 5명이다. 이 중 이상운 대한병원장협의회장(전 의협 부회장)은 2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회장은 통화에서 “의협에는 저보다 투쟁을 잘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기 의협 회장 선거는 4파전이 됐다. 강 위원장과 함께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 회장, 주수호 전 의협 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이 출마한다. 이동욱 회장은 통화에서 “말보다는 행동이 중요하다. 의대 증원이 진행된 지 1년이 다 돼가는데 다른 후보들은 무엇을 했나”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경기도의사회는 지난 8월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현수막 투쟁 등을 하고 있다.

주수호 전 의협 회장은 지난 3월 제42대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했고, 임현택 전 회장과 결선 투표에서 졌다. 그는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정부가 다시 상대하기 두려워하는 강단있는 의협 회장으로 남고 싶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2월 전공의 이탈 사태 초반에 의협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김택우 회장도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그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의 지지를 받는 인물로 알려진다. 지난 16일 김택우 회장이 이끄는 강원도의사회가 춘천시 한 호텔에서 사직 전공의를 위한 개원 세미나를 열었고, 여기에 박단 위원장이 참여했다.

차기 의협 회장 후보는 다음 달 2∼3일 등록하고, 내년 1월 2∼4일 선거를 치른다. 과반을 득표해야 하고, 없으면 1, 2위 후보를 두고 그 달 7~8일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문상혁 기자 moon.sang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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