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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자사주 비판하며 자사주 보유"…영풍, 주주행동주의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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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영풍에 보낸 머스트자산운용의 요구사항/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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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중인 영풍이 주주행동주의에 직면했다. 영풍의 지분 2% 이상을 보유한 머스트자산운용이 기업가치 제고안을 제언하며 영풍측의 실질적 움직임이 없을 경우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선언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에 새로운 변수가 생긴 셈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25일 김두용 대표 명의의 '영풍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 거버넌스 개선에 대한 제언'을 통해 "영풍은 순자산의 90%가 고려아연 지분과 서울 중심부의 빌딩으로 구성돼 자산의 질이 매우 좋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식시장에서 사실상 제일 싸게 거래되고 있다"며 "영풍의 기업 거버넌스와 주주정책에 대한 자본시장의 큰 실망감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영풍의 실질 순자산가치는 고려아연 지분 약 3조5000억원과 투자부동산 1조원 등 5조원에 육박하지만 시가총액은 7110억원에 불과해 순자산의 0.14배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 이는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상장사 중 무형자산 규모가 큰 이마트와 현대제철 등 예외적 사례까지 포함해도 가장 낮은 수치라는게 머스트자산운용측 설명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자사주 전량 소각△무상증자 또는 액면분할△고려아연 지분 풋옵션 내용 공개△투자부동산 자산재평가△밸류업 공시를 제안했다. 특히 자사주 전량 소각 관련, 머스트자산운용은 강성두 영풍 사장이 지난 9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정책을 비판하며 "소각 목적이 아닌 자사주는 취득하면 안된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영풍 스스로 지난 10년간 소각하지 않고 보유중인 자사주가 전체 지분의 6.62%에 이르기 때문이다. 머스트자산운용은 "모순된 상황으로 영풍이 왜 가장 싸게 거래되는지 이해한 참혹한 순간이었다"며 "보유중인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달라"고 했다.

영풍이 주주와의 소통에 불성실했다고도 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수차례 비공개 레터와 미팅을 통해 영풍측에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소통을 드렸다"며 "하지만 실질적 답변을 받지 못했기에 공개적으로 한번 더 말씀을 드리며 오는 29일까지 답변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공개적 요청에 대한 답변에서도 형식적 답변인 경우, 머스트자산운용은 한국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는 영풍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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