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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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4일,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가 ‘요양급여 부정수급’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대가로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에게 2022년 3월9일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씨의 2심 변호는 조 의원의 남편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에서 맡았다. 연결고리는 명태균씨로, 민주당은 명씨가 당시 서초갑 경선 이틀 전 책임당원들의 안심번호 명단을 확보해 비공표 ‘불법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내용 등 녹음 파일 5개도 공개했다.
명씨는 2022년 2월8일 오후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 강혜경씨와 한 통화에서 “서초에 (1차 경선에서 누구든) 과반이 안 넘을 거 아닙니까”라며 “만약 결선투표를 가면 조은희하고 이혜훈, 그렇게 했을 때 누굴 지지하느냐고 문항을 하나 더 집어넣어라”라고 지시했다. 같은 날 밤 통화에선 “당에서 전화가 와서 ‘여론조사를 돌리냐’, 나중에 문제가 된다고 전화가 왔대”라며 “오늘 (조사한) 것만 정리하면 된다”고 했다. 강씨는 이튿날 오전 통화에서 명씨에게 “로(원본) 데이터를 텔레그램으로 드렸다”고 보고한다.
민주당은 이틀 동안 세 차례에 걸친 두 사람의 통화 녹음이 “명씨가 당시 경선 때 ‘조은희를 위한 조사’를 맡은 정황”이라며 “조 의원이 명씨에게 당원명부를 불법 유출해 불법 조사를 의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사전 조사로 지지 성향을 파악해 불법 사용될 가능성을 당에서도 알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당시 서초갑 경선엔 5명이 나섰고, 명씨가 2월8일 실시한 비공표 여론조사에서 조 의원의 지지율은 48%였는데, 이틀 뒤 실제 경선에선 56%를 얻어 바로 후보로 확정됐다. 2022년 6월 녹음된 파일에서 명씨는 지인에게 조 의원이 “저 조은희도 만들어주셨고, 김영선도 만들었으니까 이제 우리 명 대표님은 영남의 황태자시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조 의원이 결선 없이 바로 공천이 확정된 게 “‘윤 대통령 장모 무죄’ 성공 보수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은순씨는 2021년 7월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최씨는 항소하면서 같은 해 9월 조 의원의 남편이 대표인 법무법인 클라스에 변호를 맡겼고 2022년 1월25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조 의원 공천은 2월11일 확정됐다.
조 의원은 입장문을 내어 “한마디로 허무맹랑한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최은순 2심 재판은 클라스 소속의 다른 변호사가 독자적으로 수임해 변호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2022년 2월8일 명씨가 자동응답방식(ARS) 여론조사를 돌려 추세를 알아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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