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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명태균 게이트’ 수사, 오세훈도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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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 후원자 “보선 때 비공표 여론조사 대가로 3300만원 전달” 인정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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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넘어 여권 정치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 측에 비공표 여론조사 비용으로 거액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면서 오 시장 캠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24일 명씨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씨 측에 따르면 명씨가 실질적 운영자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는 2021년 4월 보궐선거 전인 2020년 12월22일부터 2021년 3월21일 사이 서울시장 선거 관련 비공표 여론조사를 13차례 실시했다.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에는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문구 등을 두고 신경전이 이어졌다.

앞서 명씨가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안 후보를 꼭 이겨달라고 요청해 나는 거기에 맞춰 판을 짰다”고 밝힌 터라 명씨가 비공표 조사를 통해 오 시장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씨는 조사 때마다 명씨 지시로 응답자의 전화번호, 성별, 연령대, 지지 후보 등이 담긴 ‘로데이터’ 파일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명씨가 오 시장 측에 전달하기 위해 이 파일을 만들도록 했다는 게 강씨 주장이다. 강씨 측은 오 시장을 위한 비공표 여론조사 대가로 오 시장 후원자인 김모씨가 2021년 2월1일부터 3월26일까지 5차례에 걸쳐 3300만원을 강씨 개인계좌로 송금한 내역을 공개했다. 강씨 측은 김씨가 준 돈이 총 1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이런 진술과 자료를 확보한 상태다.

김씨는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명씨 측에 비공표 여론조사 비용을 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오 후보 선거캠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측 “캠프서는 그 여론조사 쓸 수 없다고 차단”

김씨는 “여론조사를 한 번인가 두 번인가 제가 했다”며 “(명씨가) 오 후보를 위해 여론조사를 한다면서 비용을 달라고 하고, 어떤 때는 애 학비가 없다며 돈을 달라고 해서 보내달라는 대로 그냥 돈을 보내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명씨가 당시 당을 이끈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게 비공표 여론조사를 보고했고, 여의도연구원(국민의힘 싱크탱크) 쪽으로도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김씨는 밝혔다. 당시 여연원장은 지상욱 전 의원이다. 지 전 원장이 2022년 6월 지방선거 때 명씨에게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등에 대한 비공표 여론조사를 의뢰한 정황도 드러났다.

오 시장 측은 김씨가 명씨 측에 건넨 돈은 오 시장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김씨가) 순진하게 도움이 될 줄 알고 (여론조사 비용을) 지원했는데, 캠프에서는 ‘그 결과를 쓸 수 없다’고 차단했다”며 “우리 (캠프)에는 여론조사 결과가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 시장 관련 의혹은 명씨와 강씨의 진술이 일치하는 부분이다. 법조계에서는 오 시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김씨가 오 시장이 명씨에게 줄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냈다면 김씨가 오 시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이 되고, 명씨가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해줬다면 명씨가 오 시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준 것이 된다”며 “비공표 여론조사를 10번 넘게 하고 고액이 오간 것을 오 시장 측이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다면 이를 검찰이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된 2021년 전당대회,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경선 등에서도 명씨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강씨 측은 25일 진행될 10번째 검찰 조사에서 오 시장을 포함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여론조사에 대한 증거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정대연·김혜리·윤승민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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