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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단독]정부안에 없던 ‘명태균표’ 창원 UAM 예산···국회서 10억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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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명태균씨가 지난 8일 경남 창원지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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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씨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확보한 정황이 드러난 10억원 규모의 창원시 도심항공교통(UAM) 예산이 국회 심사 전에는 논의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24일 확인됐다. 해당 예산은 국민의힘 의원 2명을 통해 반영됐는데 김 전 의원이 요구했을 것으로 야당은 의심하고 있다. 제대로 된 타당성 검토 없이 ‘쪽지예산’식으로 반영됐을 수 있어 명씨의 이권 개입 여부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이 이날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토교통부 ‘UAM 비수도권 상용화 논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국회 예산안 심사가 시작된 2022년 11월까지 UAM 추진 지자체 목록에 창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UAM 로드맵 발표 이후 여러 지자체에서 추진 전략을 수립하는 등 지역확산을 준비 중”이라며 2022년 9월 기준 부산, 제주, 대구, 울산, 인천 등을 열거했다. UAM은 드론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를 활용해 승객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항공기반 도심교통체계를 말한다.

정부는 2023년도 예산안에 UAM 비수도권 상용화 예산을 편성하지도 않았다. 창원 UAM 예산은 2022년 11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국민의힘 A, B의원의 서면질의를 통해 처음 요구됐다. 두 의원 모두 창원 지역구가 아님에도 대상지로 창원을 꼭 집어 40억원 편성을 건의했다. “정부는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UAM 실증사업 및 수도권 상용화 계획 추진 중이나 지역은 상용화 계획이 없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두 의원의 서면질의 내용과 요구 액수는 정확하게 같았다. A의원은 창원에 미래 항공모빌리티 복합연구센터 구축사업 명목으로 10억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활동한 김 전 의원이 같은 당 국토위 소속 의원들을 통해 이 예산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민주당 진상조사단은 보고 있다.

2022년 11월15일 국토위 예산심사소위 속기록과 자료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들이 요구한 예산 40억원 중 30억원을 일부 수용했다.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던 국토부는 돌연 “비수도권 지역 시범사업의 구체적 추진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고 수용 이유를 밝혔다. 국토위는 국토부의 반영을 받아들여 예산안을 의결했다. 이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치면서 규모가 줄어 총 10억원의 예산이 최종 반영됐다.

앞서 강혜경씨는 지난 19일 경향신문과 만나 해당 예산에 대해 “명씨가 지시해 김 전 의원이 예산을 받아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단장 서영교 의원)과 비공개 면담에서도 “명씨가 UAM에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UAM(예산)은 명태균이 김영선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명씨는 지난 10월1일 통화녹음에서 “UAM이라고 아시나. UAM 같은 경우를 마산에서 띄워서 (거제) 외도 선착장까지 15분도 안 걸린다”고 이 사업을 언급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게 바로 국회 예산심의의 고질적인 문제”라며 “예산의 필요성이나 타당성에 대한 검증은 생략하고 밀실에서 의원들이 끼워넣기식으로 증액하는 것이 문제를 키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어떻게 명씨를 통해 예산이 끼어들어왔는지, 명씨가 이권에 개입한 건 없는지 짚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A, B의원은 UAM 예산 요구 경위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 [단독] “김영선, 명태균 지시로 10억 쪽지예산”···마산역 개발 관여 의혹도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00600061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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