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국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이 모여 민생경제점검 당정협의회를 갖고 있다. 이준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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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반대시위와 관련해 “재산상의 피해 등에 대해 폭력 사태 주동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을 폭력사태 주동자들로 규정한 것이다. 당원게시판 논란 등으로 당내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갈라치기로 정치적 리스크를 타개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원칙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동덕여대 학생들이 지난 11일부터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반대하며 집단행동에 돌입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학생들의 시위에 남녀공학 전환 논의는 지난 21일 잠정중단됐다.
한 대표는 “남녀공학으로 전환을 하든 안 하든, 어떤 경우에도 폭력이 용납될 수는 없다”며 “학교 시설물을 파괴하고 취업박람회장 등을 난장판으로 만들어서 학교 재산상의 피해를 끼치고 타인의 소중한 기회를 박탈한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당연한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원들의 수업권 관점에서 강의실 봉쇄를 해제하고 수업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건 다행이지만 본관 점거 등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며 “이미 벌어진 재산상의 피해 등에 대해 폭력 사태 주동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학생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14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올린 글도 동덕여대 시위를 가리켜 “그저 비문명일 뿐”이라며 시위 방식 비판에 집중했다. 한 대표의 글에 환영 의사를 밝힌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SNS에서 “페미니즘 진영이 무지성 권리를 외칠 때, 보수는 책임의 가치를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학교의 비민주적인 남녀공학 추진 과정, 성차별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을 위한 교육 제공 역할의 포기 등을 지적했는데 이런 맥락이 생략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지난 20일 이 의원의 메시지에 대해 “의사결정 구조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학생들의 분노와 표출된 의사 표현을 두고 폭력 세력으로 낙인찍는 태도는 본말을 전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 본인의 정치적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메시지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공격하는 현실이 정말 참담하다”며 “남녀 갈라치기로 자기 가족의 댓글 리스크를 타개하려고 시도해봐야 소용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은 정치적 의혹을 해소하고 모든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동덕여대 학생들은 묻는다, 지금 여기서 ‘여대란 무엇인가’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30900041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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