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이어 포드도 유럽직원 정리해고…벤츠 동참 '고심' 미쉐린은 '합류'
유럽 신차판매 코로나 이전 대비 90% 수준…현대차·기아도 하반기 부진 심화
독일 쾰른의 포드 전기차 공장에 2021년 2월 노동자가 출근하는 모습<자료사진>. 2021.02.17.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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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 자동차 업계에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신차 판매량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데다 유럽연합(EU)의 전동화 전환 정책을 믿고 투자했던 전기차는 캐즘(수요 둔화)과 중국산 공세에 맥을 못 추고 있어서다. 구조조정 소식은 완성차·부품·타이어사를 가리지 않았다. 유럽 시장 4위인 현대차그룹도 하반기 들어 판매량 감소세가 뚜렷해졌다.
2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포드는 지난 20일 유럽 직원의 약 14%에 해당하는 4000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밝혔다. 감원은 주로 독일과 영국에서 이뤄지며 독일 쾰른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동화 SUV '익스플로러'와 '카프리'는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다. 피터 고드셀 포드 유럽 담당 부사장은 유럽 자동차 시장이 악화하면 추가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자국 공장 10곳 중 최소 3곳을 폐쇄하고 직원 임금 10%를 삭감하는 방안을 지난달 노조에 통보하고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도 구조조정 가능성이 거론된다. 회사 대변인은 지난 21일 독일 언론에 업계 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앞으로 몇 년간 수십억 유로의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인 비용 절감 방안에 대해선 밝히지 않아 사실상 정리해고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 외에도 프랑스 타이어사 미쉐린과 독일 부품사 셰플러 등이 지난 5일 공장 폐쇄 및 감원 조치를 발표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자료사진>. 2024.04.12.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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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건 그만큼 신차가 안 팔렸기 때문이다. 유럽자동차공학회(ACEA)에 따르면 올해 1~10월 유럽 전역에서 판매된 신차는 1082만 1299대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10월(1207만 9662대) 대비 10.4% 적다.
특히 배터리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가 부진해 올해 1~10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4.1% 감소했다. 2035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를 퇴출하겠다는 EU 집행위원회의 계획에 발맞춰 프랑스·독일 등 각국 정부가 지급했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지급 요건 강화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올해 들어 축소·중단된 결과다.
반면 중국산 전기차는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왔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포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1.1%로 정점을 찍었다. 최대 45%에 달하는 EU의 대(對)중국산 전기차 고율관세가 7월부터 시행된 여파로 9월 점유율은 8.5%로 하락하긴 했지만, 가격이 워낙 저렴한 데다 기술력까지 뛰어나 유럽 자동차 업체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편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하반기 들어 경고등이 켜졌다. ACEA에 따르면 양사의 1~10월 유럽 판매량은 90만 4879대로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1~6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특히 10월 한 달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7.5% 줄어 월간 기준으로 약 3년 만에 점유율 4위 자리를 도요타그룹에 내줬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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