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 9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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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두고 친윤석열계의 압박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수사로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는 한 대표의 반응에 ‘친윤’ 김재원 최고위원은 “당이 예고한 수사의뢰를 서두르라”고 재촉했다.
한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그 이슈는 어제 제가 충분히 말씀드렸다. 그걸로 갈음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전날 “위법이 있는 문제가 아니라면 건건이 설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 당에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위법이 있다면 철저히 수사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답을 피했는데, 이날도 가족 연루 의혹에 대한 답변을 피했다.
침묵하는 한 대표를 향한 친윤계 공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22일 와이티엔(YTN) 라디오에서 “이제는 사실 당무 감사에 대해서 그 효용성이 크게 떨어졌다”며 “(한 대표가) 당무 감사를 하기 부담스러우면 수사기관에서 명쾌하게 수사하게 해줘야 한다. 지금 수사 예고만 하지 말라. 공연히 수사 의뢰한다고 큰소리치고 가만히 있기 때문에 더 내부 분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겠나”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당에서 정식으로 수사 의뢰도 하고 (수사기관도) 수사를 해달라. 그리고 빨리 서버 압수수색해서 제기되는 문제부터 다 밝혀달라”며 “그렇게 해서 매듭짓고, 문제에 대해 해명하고 끝나는 것이 맞다. 그렇지 않으면 한 대표가 주도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에 답변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했다.
친윤계 강명구 의원도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위법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말씀하신 것은 본인은 어쨌든 사실관계를 안다는 것”이라며 “사실관계를 알면 투명하게 얘기하면 이거는 끝날 문제”라고 압박했다.
앞서 주진우 당 법률위원장은 지난 13일 “계속 비방용 방송을 한 유튜버에 대해서는 내일까지 시정하지 않을 경우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 고발장 제출은 추후 공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고, 한 대표 역시 “당에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 때문에 위법이 있다면 철저히 수사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가족 연루 의혹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이후 주 위원장은 21일 ‘고발장 제출이 왜 늦어지느냐’는 기자들 물음에 “(고발) 지연은 아니다.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사건) 선고 이후 민주당이 조직적인 사법 방해 행위뿐만 아니라 방탄 행위를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슈를 분산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을 돌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대통령 9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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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선 한 대표 쪽의 계속되는 침묵과 말 돌리기에 우려를 나타낸다. 영남권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한겨레에 “한 대표의 침묵이 지금 상황을 더 의심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의혹이 맞으면 맞다, 아니면 아니라고 얘기를 해야 할 것 아니냐”며 “의혹이 맞다면 앞뒤 사정을 밝히고 사과하면 된다. 이렇게 질질 끌다간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상황까지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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