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후 연일 사상 최고가
머스크도 親가상화폐 행보
비트코인이 사상 첫 '10만 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비트코인의 강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가상화폐를 규제하던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트럼프 취임식 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은 9만9000달러를 돌파했다. 2017년 11월 사상 처음 1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7년 만에 '10만 달러 시대' 진입을 눈앞에 둔 것이다.
비트코인은 친(親)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하는 트럼프의 백악관 재입성이 확정된 후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10일에는 사상 첫 8만 달러를 돌파했고, 이틀 만인 12일에는 9만 달러도 넘어섰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인 지난 7월 가상화폐 연례 최대 행사인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미 대통령 후보로 처음 참석하며 "미국이 지구의 가상화폐 수도이자 세계의 비트코인 슈퍼파워"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가상화폐 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우는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추진해왔던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트럼프 취임식 날인 1월 20일 사퇴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트럼프는 겐슬러의 규제 정책을 비판하며 취임 첫날 겐슬러를 해임하겠다고 이미 공언했었다. 이런 가운데 겐슬러는 2026년까지의 잔여 임기를 남겨 두고 있지만 정권 교체에 따른 관례대로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차기 SEC 위원장 후보로는 댄 갤러거 로빈후드 최고법률책임자와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과 헤스트 피어스 현 SEC 위원 등 친가상화폐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SEC가 일론 머스크가 이끌 정부효율부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겐슬러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사임의사를 밝힌 후 몇 분 뒤 머스크는 "SEC가 한 달에 하루만 사무실에서 일한다는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달았다.
기업이나 시장에 대한 규제를 줄이고 이를 위해 자연스럽게 공무원 수도 줄어야 한다는 계획을 밝혀온 머스크가 SEC의 근무 체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머스크는 정부효율부 이름도 자신이 띄우는 도지코인과 같은 발음의 축약어인 'DOGE'(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라고 지어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친가상화폐 정책을 펼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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