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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사도광산 추도식에 ‘야스쿠니 참배’ 인사 보내는 일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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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도광산의 아이카와 금은산에 메이지 시대 이후 건설된 갱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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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오는 24일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를 포함해 사도광산에서 일하다 숨진 모든 이들을 위한 ‘사도광산 추도식’에 차관급인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23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사도섬을 찾아 추도식 참석과 함께 지난 7월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사도광산을 시찰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외무성에서 정무관은 차관급 인사로 외무대신(장관), 외무부대신(차관) 바로 아랫급이다.



이쿠이나 정무관은 일본 걸그룹 ‘오냥코 클럽’ 출신 아이돌이자 배우로 잘 알려진 인물로, 2022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지난 11일 출범한 이시바 시게루 2기 내각에서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외무성 정무관으로 기용됐다. 참의원에 당선됐을 당시 일본 패전일인 8월15일, 태평양전쟁 에이(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기도 했다. 또 지난 21일 외무성 부대신과 정무관 이·취임식에 참석해서는 “세계정세가 어려워지고 있는 지금 (외교는) 악수와 웃는 얼굴로만 끝나지 않는다”며 “내년은 전후 80년, 그리고 일-한(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지만 한국이나 중국과는 많은 과제가 있는 만큼, 일본으로서 할 말은 확실히 하고 일본의 평화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지난 20일 사도광산 추도식을 24일 니가타현 사도섬 아이카와개발종합센터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행위원회는 일본 쪽에서 세계문화유산추진과 관련한 민간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니가타현 지사와 사도시장 등이 추도식에 참석한다고 밝혔지만, 일본 중앙 정부는 어느 정도 급의 인사가 참석할지 함구해왔다.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정무관 이상을 요청했지만, 확답을 미뤄오다가 추도식을 이틀 남기고 최종 결정을 내렸다. 한국 외교부는 “우리 쪽 참석자는 일본 중앙정부 참석자에 맞춰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왔는데,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추도식은 24일 오후 1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된다. 행사는 개회식과 묵념에 이어 추도사가 예정됐고, 이어 헌화한 뒤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과거 노역 과정에서 숨진 노동자들을 위해 해마다 추도식을 열기로 했다. 당시 한국 외교부는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이 올해 7∼8월께 사도 현지에서 처음 개최된 뒤 이후 해마다 열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추도식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채 일정이 계속 미뤄져 왔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 쪽이 행사 명칭에 ‘감사’라는 취지의 표현을 넣겠다고 요구했고, 한국 정부는 강제동원된 노동자들이 포함된 추도식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일 하나즈미 히데요 일본 니가타현 지사는 정례 기자회견에서 “(추도식은)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는 것을 관련된 분들에게 보고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이 되도록 해주신 분들에게 추도식을 통해 뜻을 표현하고 싶다. 그렇게 복잡한 문제가 아니”라고 말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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