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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성범죄 의혹 미 법무장관 후보 사퇴…국방장관 후보 성폭력 내용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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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1일 미국 법무장관 후보직에서 사퇴한 맷 게이츠 전 공화당 하원의원.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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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한테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받았으나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성매매, 마약 복용 등 심각한 의혹으로 논란을 빚어온 맷 게이츠(42) 전 공화당 하원의원이 후보직을 사임했다.



게이츠는 21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나의 인준 과정이 트럼프-밴스의 정권 인수를 위한 중요한 작업에 부당하게도 방해가 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불필요하게 길어지는 워싱턴의 실랑이에 낭비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사퇴한다며 “트럼프의 법무부는 취임 첫날부터 제자리에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맷은 정부의 무기화를 끝내고, 우리의 국경을 지키고, 범죄 조직들을 해체하고, 심하게 부서진 미국인들의 법무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것”이라며 게이츠를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극우 성향에다 자신에게 충성하는 ‘돌격대’ 스타일의 게이츠를 법무부 수장으로 앉혀 정적에 대한 보복과 미등록 이민자 대량 추방 등을 원활하게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게이츠는 법무장관이 되기에는 경륜이 부족한 데다 검찰이 수사했고 하원 윤리위원회도 조사를 진행하던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및 성매매, 마약 복용, 선거자금 유용 의혹이 다시 불거지면서 거센 자격 논란에 시달렸다. 전날 뉴욕타임스는 게이츠가 여성들에게 1회에 200~500달러씩 성매매 대금을 줬다는 내용 등이 담긴 송금 내역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또 여성 2명이 모두 1만달러를 게이츠한테 받았다고 하원 윤리위에서 진술했다고 이들의 변호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여성들의 변호인은 이들 중 한 명은 게이츠가 2017년 당시 17살 미성년자와 성관계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는 진술도 했다고 전했다.



게이츠는 전날만 해도 제이디(J.D.) 밴스 부통령 당선자와 함께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만나 인준에 협조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준권을 쥔 공화당 상원의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선택이기는 하지만 그를 통과시켜준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게이츠는 민주당 의원들이 전부 반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화당 의원이 4명 이상 반대하면 장관이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진 사퇴는 결국 표결을 통과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시엔엔(CNN)은 2017년 파티 때 17살이었던 여성이 자신과 게이츠가 당시 두 차례 성관계를 했다고 하원 윤리위에서 진술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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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후보자가 21일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만나고 나오면서 기자들과 얘기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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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 차게 밀어붙인 법무장관 후보가 사퇴하면서 트럼프도 다소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나는 법무장관 인준을 받으려고 한 게이츠의 최근 노력에 감사한다”며 “그는 아주 잘했지만 동시에 새 행정부로부터 주의가 흩어지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며, 이 점에서 매우 존경스럽다”는 글을 올렸다. 또 “맷에게는 훌륭한 미래가 있으며, 나는 그가 하게 될 모든 훌륭한 이들을 고대한다”고 했다.



트럼프로서는 게이츠를 ‘정리’하는 선에서 다른 장관 후보들은 인준을 받아내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도 논란과 자격 미달 시비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게이츠와 함께 성 관련 논란이 불거진 피트 헤그세스(44) 국방장관 후보자다.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시 당국은 전날 밤 정보공개 요구에 따라 헤그세스의 2017년 성폭력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 자료를 공개했다. 이를 보면, 신고자는 공화당 행사에 참석했다가 호텔에서 헤그세스가 동참한 뒤풀이에 갔다고 진술했다. 그는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차려보니 호텔 방에 헤그세스와 둘만 있었고, 나가려고 하자 헤그세스가 문을 가로막고 전화기를 빼앗았다고 했다. 이후 여러 번 싫다고 소리친 것을 기억하며, 그 다음 기억은 헤그세스가 자신을 상대로 성적인 행위를 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헤그세스는 고소인에게 돈을 주고 합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당시 행위는 동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밴스는 이날은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헤그세스를 자신의 상원의원 사무실로 불러 인준 협조를 당부했다. 헤그세스는 모임을 마치고 나오면서 ‘몬터레이에서 여성을 성적으로 공격한 게 맞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 사건은 철저하게 조사가 이뤄졌고, 나는 완전히 혐의를 벗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 모임에 참석하고 나온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헤그세스를 두둔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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