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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Cooking&Food] 막걸리X패션, 핫초코X캐릭터…색다른 조합에 지갑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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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 업계, 업종을 뛰어넘는 협업으로 친숙함과 함께 특별한 경험 선사



“상품 구매 때 캐릭터 영향” 62.4%

브랜드 알릴 기회로 이색 협업도



미떼, 잔망루피 캐릭터와 콜라보

쉐이크쉑, 유명 셰프와 갈라 디너

중앙일보

귀여운 캐릭터를 비롯해 전문가와 패션까지, 식품업계는 올해 영역을 뛰어넘는 협업으로 새로운 소비자를 찾아 나섰다. 사진 왼쪽부터 동서식품 핫초코 미떼, 댄싱사이더, 코카-콜라, SPC쉐이크쉑의 협업 관련 제품과 스티커. [사진 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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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면 기다려지는 광고가 있다. 재미있고 따뜻한 이야기로 매년 화제가 되는 동서식품 ‘핫초코 미떼’다. 2003년부터 시작한 광고는 김태원의 ‘혼자 왔니’ 편부터 오대환의 ‘아빠는 1호 팬’ 편까지, 매년 색다른 재미를 선물해왔다. 그런 미떼가 올해는 협업으로 새 시즌을 열었다. 인기 캐릭터 잔망루피와 함께, 한정판으로 ‘핫초코 미떼X잔망루피 스페셜 패키지’를 출시하며, 신규 디지털 광고를 공개한 것이다. 인기 캐릭터와의 협업으로 친숙함과 동시에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올 연말 더욱 활발해진 F&B 업계의 협업 사례와 그 이유를 알아봤다.

‘귀여워야 잘 팔린다’ 유통업계에서 통하는 마케팅 공식 중 하나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켓몬이다. 포켓몬 캐릭터를 내세운 빵은 오픈런 열풍을 일으켰고, 패션업계까지 영역을 넓히며 인기를 끌었다. 이후 짱구·카카오프렌즈·미니언즈·하츄핑까지, 다양한 캐릭터가 협업 대상으로 사랑받았다. 이는 귀엽고 친밀한 캐릭터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2021년)의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 중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85.1%로 나타났다. 또, 평소 상품을 구매할 때 캐릭터가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다고 응답한 사람은 62.4%였다.

동서식품은 꾸준히 캐릭터와의 협업을 선보여왔다. 대표 제품인 맥심 커피믹스는 카카오프렌즈와 무민, 미니언즈 등 다양한 캐릭터와 협업한 제품을 출시했는데, 2018년 첫 협업 제품인 맥심X카카오프렌즈 스페셜 패키지는 출시 한 달 만에 준비된 물량 68만개가 완판돼 화제가 됐다. 올해 잔망루피와 여름엔 맥심, 겨울엔 미떼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동서식품 이정인 마케팅 매니저는 “핫초코가 더욱 맛있어지는 찬 바람 부는 겨울을 맞아 폭넓은 팬층을 보유한 잔망루피와 함께 특별한 미떼 신규 광고를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업종을 뛰어넘은 협업 사례도 늘고 있다. 모든 기업에 신규 고객 확보는 필수인데, 다른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그간 타깃하지 못했던 새로운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릴 기회이기 때문이다. F&B 업계가 많이 러브콜을 보내고, 또 받는 분야는 패션이다.

중앙일보

오베이와 서울장수가 협업한 막걸리와 모자. [사진 서울장수]


서울장수주식회사는 이달 패션 브랜드 오베이(OBEY)와 ‘오베이X서울장수’ 협업 제품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두 브랜드의 두 번째 협업이다. 앞서 지난해 3월 서울(홍대)에 플래그십 스토어 3호점을 연 것을 기념해 함께 파티를 열고 한정판 막걸리와 티셔츠, 양은 잔 등을 선보였는데 당시 온라인에서 400만건이 언급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비매품인 기념품 형태로 제작해 소비자의 아쉬움을 샀다. 올해는 ‘오베이장수막걸리’를 편의점에 내놓은 것은 물론 한정판 협업 의류와 모자도 출시했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이번 협업을 통해 전통 막걸리가 지닌 가치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 젊은 고객들이 막걸리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전통 막걸리의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세대와 시대를 아우르는 매력을 더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스몰 브랜드의 협업은 보다 타깃이 명확하다. 애플사이더 브랜드 ‘댄싱사이더’는 최근 스윙댄스팀 ‘에프터아워즈(afterhourz)’와의 협업을 통해 스윙댄스 페스티벌 RSF(Rockin’ & Swingin Festival)에 강사로 초빙된 댄서들을 내세운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댄싱사이더라는 이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협업인 셈이다. 댄싱사이더 이대로 대표는 “다른 업계 중에서도 우리와 결이 비슷한 브랜드일 때 적극적으로 협업을 검토하고 진행한다”며 “댄싱사이더를 아직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런 브랜드가 있다’라고 알리고, 한 발짝 더 다가가는 게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지키면서 영역을 확장하거나 신뢰를 더 하고 싶을 때도 협업은 유용하다. 호텔이나 외식업체에서 유명 셰프를 초대해 갈라 디너를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SPC가 운영하는 쉐이크쉑(Shake Shake)이 셰프와의 협업으로 유행하는 트렌드를 브랜드에 잘 녹여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17년부터 유명 셰프들과 협업을 해왔고, 지난해 미쉐린 스타 셰프 박정현 셰프와 함께해 화제를 모았다.

올해는 서울 성수동에 있는 플레이버타운의 이태규·김정숙 셰프와 함께 ‘시추안크리스프’ 시리즈를 내놨다. 쉐이크쉑 관계자는 “플레이버 타운은 다양한 아시안 퓨전 퀴진을 선보이는 레스토랑으로 최근 한국에서 중국 베이스의 매운맛이 인기를 끌고 있는 부분에 주목해 서양의 맛과 아시아의 맛을 결합해, 쉐이크쉑만의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자 이번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업의 대상은 더 넓어지고 있다. 코카-콜라는 ‘Coke & Meal’ 캠페인의 일환으로 국내 최초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 서베이』와 함께 ‘레드리본-서울의 맛집’을 선보였다. 코카-콜라가 있는 서울지역 맛집 600곳을 선정해 소개한 것인데, 기준은 코카-콜라와 잘 어울리는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면서 맛있는 음식으로 고객들의 리뷰 및 평가가 좋은 곳,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로 행복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다.

앞서 5월 ‘레드리본 전국의 맛집 2024’ 550곳을 공개한 데 이어, 선정된 가게 입구엔 레드리본 스티커와 명패를 달아, 쉽게 알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 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블루리본이 가진 신뢰에, 맛집 탐방이라는 트렌드를 결합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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