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뒷바라지해줬더니···시험 합격 후 이혼하자는 남편, 처가서 해준 아파트도 분할 요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남편을 처가에서 뒷바라지했지만 남편이 돈을 잘 벌게 되자 이혼을 통보한 사연이 전해졌다.

앞선 2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들 셋을 둔 가정주부 A씨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대학생 때 남편을 만나 연애하다가 아이가 생기면서 서둘러 결혼하게 됐다. 당시 A씨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남편은 회계사를 준비하는 수험생이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A씨의 집에서 결혼식 비용과 신혼집 등을 지원해줬다.

아이를 혼자 양육하기 힘들어 친정에서 같이 살았고 그렇게 10년이 됐을 쯤 남편이 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수습 기간 동안에는 소득이 크지 않아 친정에서 계속 생활비와 아이 교육비를 대줬다고 한다. 남편이 실질적으로 돈을 잘 벌기 시작한 지는 불과 2~3년밖에 되지 않았다.

남편은 경제력이 생기자 변하기 시작했다. 장인·장모와 함께 사는 게 답답하다며 연고도 없는 지역으로 분가했다. 분가 뒤에는 대화가 통하지 않고 A씨가 경제적으로 무능력하다며 갑자기 이혼을 요구했다.

A씨가 거부하자 집을 나가더니 며칠 뒤 이혼 소장을 보냈다. 남편은 소장에 장인·장모가 자신을 부당하게 대우했고 아내가 경제적으로 무책임한 것이 유책 사유라고 적었다. 재산분할금으로 5억 원과 결혼 전 처가에서 준 아파트의 절반을 자신의 몫으로 요구하기까지 했다.

A씨는 “너무 기가 막힌다”며 어떻게 대응할지를 물었다.

이 사연에 대해 류현주 변호사는 “남편이 주장하는 내용이 민법에서 규정하는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이혼 청구를 기각시킬 수 있다. 소장을 받았다고 유책이 있다는 얘기는 전혀 아니므로 속상해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남편이 주장한 이혼 사유에 대해 "장인·장모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것도 법이 정한 이혼 사유"라면서도 "다만 A씨의 경우 장인·장모가 경제적으로 많은 지원으로 해준 것으로 보이고 특별히 남편을 부당하게 대우했다는 점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A씨의 경제적 무능력에 대해서는 “A씨가 아이를 출산하고 양육을 전담한 점, 친정에서 전폭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줬던 점을 고려하면 A씨가 직접 경제활동을 안 했다는 것만으로 이혼사유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합해보면 A씨에게 재판상 이혼사유가 전혀 없고 이혼 기각을 구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가정이 회복될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면 이혼판결이 날 수도 있다”며 “소송에 임할 때 남편과 관계를 회복하려는 진지한 노력과 태도를 보여주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