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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게이츠 첫 낙마...자질 논란에 흔들리는 트럼프 충성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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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명 8일 만… “낭비할 시간 없어”

헤그세스 국방도 성폭행 전력 논란

조선일보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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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법무 장관 후보에 지명한 맷 게이츠 전 공화당 하원 의원이 21일 전격 사퇴했다. 지난 13일 트럼프가 지명한 지 8일 만으로, 역대 세 번째로 빠른 사퇴이자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첫 낙마 사례로 남게 됐다. 과거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 등으로 논란이 확산하고 상원 인준이 불투명해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날 후임으로 미국 우선주의 정책연구소(AFPI)의 법률 부서를 이끈 팸 본디 전 플로리다주(州) 법무 장관을 임명했다. 본디는 트럼프 당선인의 탄핵 재판에서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인물 중 하나다.

게이츠는 이날 X(옛 트위터)에서 “내 인준이 트럼프·밴스 정권 인수의 중요한 과업에 방해가 되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오래 실랑이하며 불필요하게 낭비할 시간이 없다. 법무 장관 고려 대상에서 내 이름을 철회하겠다”고 했다. 게이츠는 하원 의원 재직 중 성매수, 마약 사용 의혹으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았다. 트럼프가 법무 장관에 지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의원직을 사퇴한 것은 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왔다.

게이츠의 지명 이후 공화당과 민주당은 의회에서 보고서 공개 여부를 놓고 실랑이를 벌여왔다. 이어 게이츠가 두 여성에게 성관계 대가 등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1만달러(약 1400만원)가 넘는 돈을 송금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게이츠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했고, 일부 공화당 의원도 게이츠 인준에 부정적인 견해를 표시했다. 트럼프는 전날까지만 해도 게이츠 인준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우리는 정의의 망치가 필요하다” “최종 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며 게이츠에게 힘을 실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게이츠의 사퇴 결정은 의회에서 공화당 의원 네 명 이상과 논의가 있은 뒤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게이츠는 자진 사퇴했지만 그의 이번 낙마가 성폭행 의혹에 자질 시비를 듣고 있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 장관 후보 등 논란에 휩싸인 다른 인사들의 거취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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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가 21일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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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국방 장관 후보는 일부 언론이 7년 전 성폭행 사건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계속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피해 여성의 진술이 담긴 22페이지짜리 경찰 보고서가 공개된 상황이다. 헤그세스는 지난 2017년 10월 공화당 여성 연맹 주최 행사에서 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사건 당시 헤그세스가 “내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갔고 방에서 나가려 했지만 헤그세스가 몸으로 문을 막아섰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헤그세스 사건 경찰 보고서의 세부 사항을 보고 깜짝 놀랐고, 헤그세스에 대한 좌절감은 커졌다”며 “TV 뉴스에 계속 나쁘게 보도되면 당선인의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헤그세스에 대한 자질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그가 조직 관리 경험이 없는 40대 예비역 소령이다 보니 국방 수장이 되는 것에 대해 공화당 내부 비판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헤그세스의 기독교 극단주의 성향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극단적 성향 탓에 워싱턴 방위군 소속이던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 관련 임무에서 배제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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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진경


린다 맥맨 교육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그의 남편 빈스 맥맨이 월드프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를 운영하던 당시 10대 링보이들이 고위급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사실을 린다도 알았지만 이를 묵인했다는 비판이다. 코네티컷주 교육위원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지만 당시 학력을 잘못 기재해 사임한 전력도 문제가 되고 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됐지만 공중 보건과 백신에 대해 계속해서 음모론을 제기해온 전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과거 반(反)백신 단체를 설립하고 백신 반대 운동을 펴왔으며, 에이즈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도 했다는 것이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명자는 과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미국과 나토(NATO) 탓으로 돌리고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발언했던 사실로 비판받고 있다. 하원 의원이었던 2017년 시리아를 방문해 독재자 소리를 듣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두 차례 만난 것도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다.

※본지는 종전에 ‘맥마흔’이라고 표기해 왔던 외국 이름 성 ‘McMahon’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맥맨’으로 바꿔쓰기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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