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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머스크 “행정부 축소-재택근무 폐지” 공룡 관료조직에 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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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료조직 대수술]

‘연방정부 구조조정 방안’ 언론 기고

법적 근거 없는 불법규제 백지화… 테킬라가 참치 공격성 높이나 연구

10만달러 썼다며 예산 삭감 예고… “2년내 효율부 필요없도록 바꿀것”

행정공백-대통령 권한 강화 우려도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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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강도 높은 연방정부 개혁을 예고했다. 430개 이상의 정부기관, 230만여 명의 공무원과 한 해 6조9000억 달러(약 9600조 원)의 예산을 쓰는 ‘공룡 정부’에 대한 대수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규제 리셋과 행정부 축소, 낭비 예산 절감 등을 추진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 적자를 줄이는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치에 뛰어들면서 공약한 ‘딥스테이트(deep state·엘리트 관료집단) 해체’를 추진하려는 승부수다. 관료조직에 대한 불신이 큰 트럼프 당선인은 지속적으로 딥스테이트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짧은 시간 내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개혁을 추진해 행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또 대통령 권한 강화를 위해 트럼프 당선인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 재택근무 폐지, 대규모 예산 재검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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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와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인도계 기업인 비벡 라마스와미(정부효율부 공동 수장)는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정부효율부가 추진할 연방정부 구조조정 방안을 공개했다. 정부효율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연방정부 개혁을 위해 출범시킨 자문기구다.

머스크는 의회를 통과한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규제는 모두 백지화하겠다고 예고했다. 올 7월 미 연방대법원이 법률이 모호할 때 행정부의 유권해석을 존중하는 근거였던 ‘셰브론 원칙’을 위헌이라고 판결한 만큼 법에 명시되지 않은 규제는 불법이라는 것. 이들은 “정부효율부는 첨단 기술을 이용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불법 규정을 제시하고 해당 규정의 시행을 즉각 중단 및 폐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는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불법 규제로부터 미국을 해방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폐지된 규제에 비례해 각 기관의 조직과 인력을 줄이겠다고도 밝혔다. 특히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수단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활성화된 재택근무 금지를 꺼내 들었다. 재택근무 금지와 주 5일 출근을 의무화하면 많은 공무원이 스스로 그만둘 수 있다고 예상한 것. CNN은 이날 미 인사관리국(OPM)을 인용해 약 230만 명인 연방 공무원 중 절반 이상이 전체 근무시간의 40% 이상을 집에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낭비성 예산을 없애기 위한 대규모 예산 재검토도 예고했다. 특히 공영방송공사(CPB) 예산 5억3500만 달러, 국제기구 지원금 15억 달러, 진보단체 보조금 3억 달러 등 그간 의회가 법령으로 사용처를 정하지 않았지만 관행적으로 집행했던 예산을 삭감하기로 했다.

정부 계약에 대한 감사도 예고했다. 정부효율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테킬라가 참치의 공격성을 높이는지 연구하는 데 10만 달러, 코카인이 일본 메추라기의 성적인 방탕함을 부추기는지 연구하는 데 75만 달러가 사용됐다”며 대표적인 예산 낭비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효율부의 최우선 목표는 2026년 7월 4일까지 정부효율부의 존재 필요성을 없애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건국 250주년까지 정부를 재창조하겠다는 뜻이다.

● 예산관리국장에 ‘관료제 해체’ 주장 인사 기용할 듯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가 목표대로 2조 달러(약 2800조 원)의 예산을 절감하면 미국이 시도한 정부개혁 중 가장 과감한 성공적 사례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선 7년간 ‘정부 재창조 이니셔티브(ReGO)’를 통해 1360억 달러를 절감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참여했던 일레인 케이마크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은 “당시엔 꿈과 같았던 기술들을 이용하면 더 많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무지출을 제외한 예산이 1조7000억 달러(약 2400조 원)에 그치고 공무원 인건비가 전체 예산의 4%에 불과한 상황에서 한 해 2조 달러의 예산을 줄이겠다는 게 무리한 목표란 분석도 나온다.

정부효율부의 계획이 지나치게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단 평가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 때 예산관리국(OMB) 국장을 지낸 러셀 보트를 OMB 국장에 재기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보트는 향후 머스크와 정부 효율화 업무를 담당할 핵심 인사로 역시 관료조직에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18일 트럼프 당선인 측근인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관료제를 해체하려면 독립적인 기관을 없애야 한다. 연방준비제도(Fed)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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