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내년 상반기 모집절차 착수
‘사직 1년내 불가’ 예외 인정 검토
의료계 “필수과 복귀 미미할것
인기과 일부 고연차는 돌아갈수도”
올 9월 전공의가 떠난 서울의 한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남은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부가 조만간 수련병원별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정원을 확정하고 이르면 다음 주 모집 절차에 착수한다. 정부는 복귀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줄일 예정이었던 내년도 수도권 전공의 정원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의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인기과 고연차 일부는 복귀할지 몰라도 필수과 복귀는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7, 8월 진행했던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는 모집정원 대비 지원율이 1.6%에 불과했다.
● “모집정원 수도권이 비수도권보다 많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산하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20일 회의를 열고 내년도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5.5 대 5로 하는 방안을 사실상 확정했다. 복지부는 당초 현재 5.5 대 4.5인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내년에 5 대 5로 조정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정책적 별도 정원’을 통해 수도권 정원을 줄이지 않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는 전공의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정원을 유지해 복귀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복지부 관계자는 “학회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수도권 정원을 줄여선 안 된다는 요청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주요 대학병원 수련교육부장도 “전공의 자리를 줄이는 것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라고 했다. 복지부는 이르면 다음 주에 수련병원별 정원을 확정하고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높이고, 수도권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6 대 4였던 수도권과 비수도권 전공의 비율을 올해 5.5 대 4.5로 조정했고 내년에는 5 대 5로 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정부는 이번 전공의 모집을 의료공백 해소의 분수령으로 보고 조금이라도 복귀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고심하고 있다. ‘사직 후 1년 내 같은 과, 같은 연차 복귀 불가’ 규정에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수련 중 이탈한 2∼4년차 레지던트가 공백 없이 같은 자리로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도 이 같은 특례를 적용했다.
● 복귀 전공의 병역 연기 조치 검토
사직 전공의 중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은 3480명은 내년 3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공보의)로 입대해야 한다. 한 번 사직한 이상 내년 상반기에 복귀하더라도 여전히 입영 대상이다. 정부는 한 해 입영 가능 인원이 1100, 1200명가량인 만큼 내년 상반기에 복귀할 경우 입영을 미룰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연차 레지던트의 경우 수련 중 입대해 38개월의 공백이 생기는 것보다 전문의를 따고 입대하는 걸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얼마나 지원할지는 미지수다. 올해 7, 8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는 모집인원이 7645명이었지만 125명(1.6%)만 지원해 73명을 선발했다. 수도권 대형병원 필수과 3년차 레지던트였던 사직 전공의는 “동네병원에서 월급을 받으며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며 “주변에 물어보니 필수과를 아예 떠나겠다는 후배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도서 지역 등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하는 공보의는 차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보의 차출로 열악한 지방 의료가 더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