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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재명표 예산’ 지역화폐는 0원→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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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골목상권 상인들에 큰 도움”

정부는 “학원비로 많이 사용돼”

조선일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지사가 21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을 방문해 소상공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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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정부안에는 없었던 지역 화폐(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 2조원을 새로 반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내년도 예산안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지역 화폐는 지자체가 발행하는 일종의 상품권으로, 5~10% 할인된 가격으로 주민들에게 판매된다. 할인 금액은 정부와 지자체 예산으로 메운다. 정부가 통상 4%를 국비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지자체가 자체 재원으로 부담한다.

지역 화폐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경기 성남시장 시절부터 역점을 둔 사업으로 정치권에서는 ‘이재명표 예산’으로도 불린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지역 화폐 예산 확보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우선 정부 예산이 가계 소비 지원에 실제로 사용되고 소비 진작에 매우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지역 화폐 예산 복구를 주장했다. 이 대표는 “골목 상권의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했다.

정부와 여당은 KDI 등에서 진행한 연구 결과를 근거로 “소비 진작 효과가 미미하다”며 예산 반영에 반대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속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은 “지역 화폐가 사교육비 등 일부 업종에만 지나치게 사용이 집중되며 사교육 조장을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며 “실제 전국에서 지역 화폐 발행액이 가장 많은 경기도를 보면, 2022년 도내 지역 화폐 결제액 중 일반휴게음식점에서 25.6%가 사용됐고 학원이 19.5%로 뒤를 이었다”고 했다. 여권에서는 “지역 화폐가 재정 여력이 충분한 ‘부자 지자체’의 발행액만 증가시키며 오히려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킨다” “지자체 소관인 지역 화폐에 국비를 투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3년 연속으로 지역 화폐 사업의 국비 지원액을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해왔다. 하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거쳐 2023년에는 3525억원, 올해에는 3000억원으로 최종 편성됐다. 예산 증액은 정부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여야 협의 절차가 추가로 있을 전망이다. 행안위에서 의결한 예산은 국회 예결위와 본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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