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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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재정준칙(국가 채무 등 재정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강제하는 것) 법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집권 여당이 ‘균형 재정’이란 명분에 사로잡혀 경기 회복과 민생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 지출이 필요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연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긴급 정책간담회’에서 “복지국가로 가기 위해 돈을 잘 써야 하는데, 누수 없이 잘 쓰기 위해서 반드시 재정준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빚더미를 후세대에 물려주면 안 된다는 자세로 이번엔 (법제화에) 큰 진전이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재정준칙 도입은 국가 채무 급증에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윤 대통령이 내건 대선 공약이다. 정부가 도입하려는 재정준칙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정부 총수입에서 총지출과 4대 사회보장성기금을 뺀 것)가 3%를 넘지 않게 유지하는 게 목표다. 국민의힘에선 송언석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이 재정준칙 도입을 명문화한 재정건전화법을 대표발의했다.
민주당은 당정이 정책적 엇박자를 내고 있다고 비판한다. 국회 기재위 소속의 한 다선 의원은 “윤 대통령은 양극화 해소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국민의힘은 대통령 이야기와 반대로 재정 지출을 억누르겠다고 한다”고 했다. 조승래 민주당 대변인도 “재정준칙을 이야기하기 전에 정확한 세입 예측도, 계획성 있는 세출도 못 하는 재정당국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56조4천억원, 올해 약 30조원이 발생한 대규모 ‘세수 펑크’를 꼬집은 것이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영남권 재선 의원은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데, 지역에 가면 소상공인들은 어렵다고 하소연한다”며 “주가도 내려가고 여러가지로 경제 상황이 안 좋은 만큼 (재정을) 좀 풀어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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