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에서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2025년도 국회, 국가인권위원회,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소관 예산안이 전체회의에 회부되자 자리를 떠났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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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대통령실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전액 삭감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분풀이 예산 삭감”이라고 반발하며 의결을 거부하고 퇴장했다.
운영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의 내년도 예산안을 상정해 심사·의결했다. 운영위는 이 가운데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의 특활비 전액인 82억5100만원과 특정업무경비 1억5천만원을 삭감했다. 다만 경호처 특활비(82억5400만원)는 정부 원안 그대로, 특정업무경비는 5천만원을 줄여 통과시켰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은 대통령실이 이전의 특활비 집행 내역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전액 삭감을 주장해왔다. 운영위 야당 간사인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경호처는 20일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의) 예산 심사 과정에서 특활비의 사용처와 사용 목적을 경호처장이 상세히 설명해, 정부 원안 그대로 반영했다”며 “하지만 대통령비서실은 경호처와 다르게 사용처, 사용 목적 등에 대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도 “특활비 내역을 공개하면 심의를 제대로 하겠다고 분명히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이렇게 퇴장했다”며 “왕정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게 말이 되냐”고 주장했다.
반면 운영위 여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퇴장 전 의사진행 발언에서 “대통령실의 손발을 묶는다고 이재명 대표가 사는 것은 아니다”라며 “분풀이 예산, 정부 목조르기 예산 (삭감) 말고 정상적인 예산안으로 다시 만들자”고 말했다. 그는 “오늘 민주당이 부실하게 심사하고 일방적으로 강행하려는 예산안이 운영위 전체회의를 넘긴다고 해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본회의 등 추후 절차가 남아 있어) 최종 예산안으로 통과될 수 없음은 잘 알고 있지 않나”라며 “민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도 “특활비 100% 삭감은 과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원내대표인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운영위 (예산) 심사는 오늘로 종결하지만, 본 심사인 예결위 심사가 있다. 대통령실이 입장을 바꿔 적극적인 소명과 자료 제출을 한다면, 꼭 필요한 예산을 (야당이라도) 어찌 삭감하냐”고 말했다. 또 “배준영 의원이 국민 앞에서 오만방자한 발언을 했다. ‘야당이 아무리 노력해도 정부안 그대로 통과되지 않겠냐’는 말인데, 반드시 이번에 실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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