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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141억원대 미국 반도체칩 사들여 중국 밀수출…일당 '재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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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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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제조사가 만든 141억원 상당의 반도체 IC(집적회로)칩을 중국에 밀수출한 일당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부장검사 박경택)는 배임수재 등 혐의로 미국 제조업체의 국내 유통대리점 이사 A씨를, 관세법 위반 등 혐의로 유통업체 대표 B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관세법 위반, 대외무역법위반 등 혐의로 먼저 재판에 넘겨졌던 C수출업체 대표 D씨 등 2명을 배임증재 혐의로 추가로 기소했다.

D씨 등은 2019년 7월부터 2023년 8월까지 미국에서 수입한 141억원 상당의 IC칩 9만8500여개를 견본품으로 위장해 세관 신고 없이 중국으로 밀수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5만6000개(약 126억원어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전략물자이지만 이들은 허가받지 않고 밀수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IC칩은 통신 기지국, 중계기 등에 주로 사용되고 군용 레이더, 위성통신 등에 사용될 가능성도 있어 전략물자로 지정됐다. 외국 제조업체로부터 칩을 수입한 국내 업체가 이를 제3국에 수출하려면 산업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수출이 통제돼 있다.

D씨 등은 A씨에게 4억3000만원을 주고 재판매가 금지된 IC칩이 은밀히 유통되도록 해달라고 부탁해 IC칩을 재판매할 개발업체를 소개받았다. 또 밀수출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IC칩이 아닌 반도체 소자를 수출하는 것처럼 허위로 수출 신고하기도 했다.

이들은 밀수출한 IC칩 대금 141억원 중 75억원을 반도체소자 수출대금인 것처럼 입금받았다. 일부 대금은 중국 환치기상을 통해 현금으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우리나라와 IC칩 가격 차를 이용해 수익을 얻고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관세청 서울세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고 수출 과정의 불법 행위뿐만 아니라 수출할 IC칩을 수입·구매하는 과정에서도 비리가 있었음을 규명해 냈다. 또 피고인들의 범죄수익 약 35억원에 대해서도 추징보전 명령을 받아 범죄수익을 동결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협력해 전략물자 밀수출 관련 구조적 비리 엄단에 힘쓰고 범죄수익 박탈을 통해 범죄 동기를 차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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