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마음돌봄 시스템 구축
심리상담 문턱 낮춰 자살 예방
위험할 땐 24시간 전화창구 활짝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 서울시 제공 |
"외로움과 고립감을 방치하면 자살 위험 등 큰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민 모두가 일상에서 마음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외로움 없는 생명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서울시가 시민들의 외로움과 고립감을 해소하고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한 '자살예방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시민의 마음 건강을 지키고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일상 속 마음 돌봄에 중점을 뒀다.
서울시에서 정신건강 정책을 총괄하는 김태희 시민건강국장(사진)을 만나 자살예방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에 대해 들었다. 김 국장은 21일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이 커지며 서울시민 절반 이상이 스스로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우울감 경험률도 5년 사이 늘었다"며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예방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자살 고위험군이 되기 전에 일상에서 쉽게 심리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살예방 종합계획도 △일상 속 마음 돌봄 △지역 주도 △시민 참여를 핵심 전략으로 추진한다. 기존 고위험군 위주 관리에서 벗어나 시민들이 일상에서 마음 건강을 지속해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 국장은 "30대 김모씨가 새벽에 마음이음상담전화(1577-0199)로 전화해 울먹이며 '돌아가신 어머니를 만나고 싶어서 현재 옥상에 있다'고 말했다"며 "상담사는 112에 즉시 신고하고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상담을 유지해 김씨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시는 24시간 한 통의 전화라도 놓치지 않도록 마음이음상담전화 인력을 현재 12명에서 2026년까지 30명으로 확대한다. 상담 방식도 카카오톡, 챗봇, 문자 상담 등으로 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지난 7월부터는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전문심리상담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마음투자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2만명을 목표로 지원하고 있으며 2027년부터는 매년 10만명을 지원한다.
김 국장은 "6년 전 동생을 잃은 한 시민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다 심리상담을 받고 애도 과정을 잘 거쳐 일상을 되찾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자살유족, 재난상황을 겪은 시민 등 마음이 힘든 분들이 가까운 전문기관에서 상담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시민들이 심리적 지원이 필요할 때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자치구 마음상담소'도 확충한다. 현재 11개소를 운영 중인데 2025년 10개소를 추가하고 2026년까지 모든 자치구에 설치한다. 지역사회 내 마음 돌봄 인프라를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서울시민 자살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목표다. 2023년 서울시민 10만명당 자살률은 23.2명으로 전국 평균 27.3명보다 낮지만 OECD 평균 10.7명에 비해서는 높다.
김 국장은 "시민들이 마음 건강을 체계적으로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해 외로움 없는 서울을 조성하고 자살률을 낮추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울시가 든든한 마음 돌봄 동반자가 될 테니 시민들은 언제든 필요할 때 심리상담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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