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신의 선봉에 선 LG유플러스, 홍범식 대표 체제로 재도약
AI 기반 'AX 컴퍼니' 전환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 과제
◆ 홍범식 대표 '전략통'에서 LG유플러스 수장으로
홍범식 신임 대표는 IT와 경영전략 분야에서 폭넓은 경험을 쌓아온 전략가다. 그는 SK텔레콤에서 신규 사업 개발을 주도하며 11번가와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을 발굴했고 이후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서 아태지역 정보통신·테크놀로지 부문을 이끌며 업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2019년 LG 그룹에 합류한 후에는 그룹 경영전략부문장을 맡아 LG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LG헬로비전 인수와 같은 굵직한 M&A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그룹 내 신사업 전개와 인공지능(AI) 기반 사업 추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의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임하며 통신 및 방송 사업의 흐름도 깊이 이해하고 있다.
홍 대표가 신임된 배경에는 통신 산업의 전통적인 경쟁 구도를 넘어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이 절실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고객 경험 혁신(CX)을 통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라는 성과를 냈던 황현식 전 대표가 물러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위라는 고정된 틀을 깨고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국내 이동통신업계에서 오랜 기간 3위 자리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황 전 대표의 리더십 아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고객 경험을 개선하며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5G 시대에 발맞춘 네트워크 투자와 차별화된 요금제 도입으로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통신사업은 더 이상 단순히 음성·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 기반 사업으로 확장하지 않으면 도태될 가능성이 크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라는 비전을 내세우며 본격적인 변화를 선언했다. 이는 AI를 기반으로 사업의 근본적인 구조를 재편해 단순한 통신업체에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2028년까지 연간 4000억~5000억원의 AI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사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고객 맞춤형 AI 서비스, 스마트 홈, 헬스케어 등 AI 활용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홍 대표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통신 사업의 안정적 운영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며 성과를 냈지만 통신 사업의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SK텔레콤과 KT 역시 AI, 클라우드, 데이터 중심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통신망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5G와 차세대 네트워크의 품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존 유료방송 및 모바일 서비스의 고객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전략도 필수적이다.
AI를 활용한 사업 모델 구축은 홍 대표가 중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핵심 과제다. LG유플러스는 이미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과 퍼스널 AI 에이전트(PAA) 등 신기술 도입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SK텔레콤, KT 등 경쟁사와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홍 대표는 M&A와 파트너십을 통해 AI 관련 신사업의 생태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해야 한다.
통신업계는 전통적으로 관료적이고 안정 지향적인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 시대에는 빠른 의사결정과 유연한 조직 구조가 필수적이다. 홍 대표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조직 문화를 혁신해야 한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영업 조직을 축소하고 AI 사업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하지만 이는 내부 직원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신임 대표의 리더십이 중요한 시점이다.
홍범식 대표의 취임으로 LG유플러스는 향후 AI 중심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신 본업과 신사업 간의 균형을 유지하며 투자 우선순위를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LG유플러스의 강점인 데이터 활용 역량과 기존 유료방송 플랫폼을 AI 기반으로 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홍 대표의 과감한 M&A와 파트너십 전략이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직 내외부의 신뢰를 얻기 위한 리더십 발휘도 중요하다. LG유플러스가 단순히 사업 성과를 넘어서 기술 혁신과 조직 변화 모두에서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한다면 통신 시장에서 새로운 리더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홍범식 신임 대표는 LG유플러스의 ‘변화와 혁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그의 전략적 통찰력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LG유플러스가 미래지향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재관 기자 seon@economi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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