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사 1회 변론이 열린 지난 12일 오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포함한 헌법재판관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
여야가 22일까지 국회 몫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추천을 마무리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당은 국민의힘이 1명, 더불어민주당이 1명을 추천하고 1명은 여야 합의로 추천하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1+1+1’(국민의힘 1명, 민주당 1명, 여야 합의 1명 추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1+1+1’을 하는 건 한 번도 입장이 바뀐 적이 없다”며 “관례대로 한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2018년엔 민주당(당시 여당)과 자유한국당(당시 야당·현 국민의힘), 바른미래당(원내 3당)이 1명씩 추천했다. 이번엔 교섭단체가 두 당뿐이어서 나머지 1석은 여야 합의로 추천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여당의 헌법재판관 추천 후보군으로는 이종석 전 헌법재판소장, 이완규 법제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2+1’(민주당 2명, 국민의힘 1명 추천)을 주장하면서 협상은 진전이 없는 상태다.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간단히 말씀드리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여당은 여전히 국민의힘 1명, 민주당 1명, 나머지 1명은 합의하자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야당몫 2명이 맞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정계선 서울서부지법원장과 김성주 광주고법 판사를 헌법재판관 추천 후보로 사실상 낙점한 상태다. 민주당이 2명을 추천하면 헌재 구성은 중도·보수 5명, 진보 4명 체제로 바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2명 추천권을 내주는 대신 민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충천 추천을 하도록 하는 물밑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야당이 선을 그으면서 이 안은 사실상 물 건너간 모양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헌법재판관 추천 문제와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 문제는 완전히 별개의 사안”이라며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도 통화에서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할 마음이 아예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여야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22일까지 여야 협상 타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다음달 10일 본회의까지 추천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노종면 대변인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천이) 미뤄지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현실적으로는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 국민의힘이 야당 2명 추천권을 양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2+1’ 안으로 타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실적으로는 여당 1명 몫도 개런티(보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회동에서 오는 22일까지 국회 몫 3명 헌법재판관 추천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회는 헌법재판관 9명 중 국회 추천 몫 3명이 지난달 17일 임기를 마치고 공석이 됐는데도 한 달 이상 방치해 비판을 받고 있다. 남은 재판관이 6명이 되면서 헌재 심리가 중단될 뻔했지만, 재판관들이 7명 이상이어야 심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 법률 조항의 효력을 정지시키면서 중단 위기를 벗어났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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