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마다 제대로 된 안내부족하다고 지적
선관위장·복지부장관에 관련법 개정 권고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 |
아시아투데이 강다현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게 대통령·국회의원 선거 시 정신의료기관 입원환자들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공직선거관리규칙'에 거소투표 안내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권고했다.
거소투표는 병원, 요양소, 수용소, 교도소에서 투표소를 방문할 수 없는 사람에 한해 우편으로 투표에 참여하는 제도다.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움직일 수 없거나 병원, 교도소에 기거하는 사람, 함정에 근무하는 군인들이 선거에서 표를 행사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다. 거소투표를 하겠다고 신고한 유권자가 10명 이상이면 기표소도 설치된다.
인권위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한 A씨는 지난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 당시 병원장으로부터 거소투표 안내를 받지 못해 왕복 6시간이 걸리는 집에 가 투표를 해야 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씨는 올해 4월 병원 직원에게 총선에서 거소투표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병원 직원은 "신청자가 없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A씨는 "거소투표 안내도 하지 않고 신청자가 없다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 항의했다.
주치의는 A씨가 선거일에 병원을 나가 현장투표할 수 있도록 외출을 허용했다. A씨는 선거일 오전 9시 동생과 외출해 자택 주소지 인근 투표소에 가서 투표한 뒤 오후 6시쯤 병원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환자들에게 회진 과정에서 거소투표 방법을 구두로 안내했다고 주장했으나, 인권위에 업무일지 등 입증할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다만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조사 결과 투표 과정이 번거로웠을 수는 있으나 현장 투표로 선거권을 행사했으므로 인권침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진정을 각하했다.
인권위는 거소투표에 참여할 수 있음에도 병원마다 유권자에게 투표권 행사의 고지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적절하다고 볼 수 없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공직선거관리규칙'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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