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금 가입자 및 지급보험금 현황/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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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옛 실손의료보험을 새로운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는데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려는 이유는 과도한 비급여 의료비 보장으로 실손보험이 더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의료 쇼핑'에 따른 보험금 누수는 물론이고 의료 체계 왜곡도 심화하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비급여와 실손보험 개혁 추진 속도를 높이라"고 주문할 정도다. 보험사들이 옛 실손보험 계약자들이 갈아탈 수 있을 정도의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줄 지가 성공 여부를 가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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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횟수 제한 없고 재가입 주기도 없는 1~2세대 실손보험, 대수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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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은 △2009년 9월 이전의 1세대 △2009년 10월~2017년 3월의 2세대△2017년 4월~2021년 6월의 3세대 △2021년 7월 이후 나온 4세대 등으로 나뉜다. 1세대 실손보험은 손해보험 상품 기준으로 자기부담률이 없어 의료비 100%를 보장한다. 2세대는 자기부담률이 10~20%로 있으나 가장 최근에 나온 4세대의 30%(비급여 특약) 대비 가입자 부담이 훨씬 덜하다.
3세대와 4세대의 경우 비급여 과잉 진료를 막기 위해 연간 보장금액을 250만~350만원으로 제한하고 도수치료 등 통원횟수도 50회로 제한하지만 1~2세대는 이같은 제한이 별도로 없다.
자기부담과 통원횟수 제한만 없는게 아니라 2013년 이전 판매된 1세대와 2세대 실손보험 일부는 재가입 주기도 없다. 2013년 이후 팔린 2세대 일부와 3세대의 경우 재가입 주기가 15년이고 4세대는 5년이다. 재가입 주기가 15년이라면 2013년 가입한 보험계약 조건이 2028년 개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2013년 이전 상품은 가입시 조건이 끝까지 간다. 4세대는 계약자의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되거나 할증되지만 2013년 이전 상품에는 이런 제도 도입이 원천 봉쇄되는 셈이다.
정부는 '착한 실손'으로 불리는 3세대를 비롯해 이후 4세대를 통해 실손보험 개혁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의료비 지급액은 해마다 늘고 있고 손해율은 130%를 넘겨 번번이 실패했다. 신규 계약의 비급여 관리는 깐깐해졌지만 비급여를 무제한 보장하는 과거 계약이 통제가 되지 않는 게 근본적인 실패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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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재매입 성공의 관건은, 갈아타기 인센티브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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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와 2세대 판매 비중은 각각 19.1%, 45.3%로 절반이 넘는다. 재가입 주기가 없는 2013년 이전 계약은 44%에 달한다. 의료개혁특위가 비중증에 한해 비급여 MRI(자기공명영상), 도수치료, 주사제를 보장 범위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전체의 44%에 달하는 종전 계약이 유지되는 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
계약 재매입 성공의 관건은 결국 보험사들이 얼만큼의 인센티브를 계약자에 제시하냐다. 보험업계는 최근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적정 수준의 인센티브 검토에 돌입했다. 1세대 실손보험을 해지하면 약관상 수백만원 수준의 해지환급금이 나온다. 여기에 얼만큼을 추가로 얹을 수 있냐에 따라 계약자의 선택이 달라진다. 1~2세대의 갱신보험료가 의료 이용량 급증에 따라 5년 주기로 대폭 오르고 있는 만큼 갈아타기 유인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사실상의 '환승계약'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5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늘어나고 비중증 3대 비급여는 보장에서 제외되는 만큼 계약자 사정에 따라 자발적으로 선택해야 하고, 적정 수준의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계약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리지 않으면 불완전판매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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