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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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3미터 앞에 떨어져 있습니다.”
카메라로 사람을 비추자 휴대폰 속 인공지능(AI)이 비춰지는 장면을 이렇게 설명해준다.
이번엔 휴대폰 카메라로 제품 바코드를 비췄다.
그러자 “처리 중”이라는 말과 함께 “250ml 핸드크림”이라고 이야기 해준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자를 돕기 위해 개발한 '시잉 AI(Seeing AI)'의 기능이다.
시잉 AI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고 사진을 찍으면 장면을 설명해준다. 돈을 비추면 얼마짜리인지를 알려주고 비춰지는 사물의 색상까지 알려준다.
구글에서 개발한 '라이브 트랜스크라이브(Live Transcribe)'는 청각 장애인이나 난청인, 귀가 어두운 어르신을 위해 음성을 즉시 텍스트로 바꿔준다. 일상대화나 강의·회의 내용 파악, 병원 방문 때 의사소통을 훨씬 수월하게 해준다.
AI가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는 데 불편을 겪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구세주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른바 AI가 일으키고 있는 '포용적 AI(Inclusive AI) 혁명'이다. AI 기술이 장애인, 저소득층, 고령층,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계층에게 공평하고 균등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이미지 인식 기술, 언어 장벽 해소를 위한 번역 기술, 고령자를 위한 AI 로봇, 아동의 발음 교정, 저소득국가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용적 AI가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질 개선을 향상시키고 있다.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오캠(Orcam)에서 개발한 안경 부착 AI 카메라 '오캠 마이아이(MyEye)'는 시각 장애인과 저시력자가 안경만 쓰면 AI가 책과 신문을 읽어주고 가족이나 친구의 얼굴을 기억해서 이름까지 알려준다. 옷이나 물건의 색상, 지폐의 액면가도 알려준다. 구글의 룩아웃(Lookout)은 스마트폰을 통해 한국어를 비롯해 다양한 언어로 시각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돕는다.
사인올(SignAll)은 청각 장애인이나 비언어 장애인이 수어로 소통할 수 있도록 수어를 문자로 표현해준다. 화웨이의 AI 수화통역기 '스토리 사인(StorySign)'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책을 수어로 읽어준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하고 책의 페이지를 비추면 AI가 책 내용을 인식해 애니메이션과 함께 수어로 표현해준다.
브라이트사인(Brightsign)은 장갑 착용자의 손동작(수어)을 AI가 분석해 말로 바꿔준다. 전 세계 30여 개국 수어를 인식해 이를 180여개 목소리로 대신 말해준다. 남녀노소 혹은 취향에 따라 목소리까지 골라서 사용할 수 있다.
인텔리빅스(intelliVIX)가 개발한 '교통약자 AI'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 노약자 등이 전철을 탈 때 승강기를 자동으로 호출해준다.
이스라엘 인튜이션 로보틱스가 개발한 어르신을 위한 동반자 로봇 '엘리큐(ELLiQ)'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활기찬 삶을 도와주는 친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개발한 파로(Paro)는 노인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AI 기반 치료 로봇이다. 노인환자, 특히 치매 환자의 스트레스, 불안, 흥분을 안정시키는 반려견 역할을 한다.
아마존의 알렉사 투게더와 케어 허브는 가족들이 떨어져 사는 고령의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의 집 안 상황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AI다. 낙상이나 긴급 상황을 감지해 알림을 보내주고 일상적인 업무를 음성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보이스잇(Voiceitt)은 언어장애가 있거나 뇌졸중, 뇌성마비, 근육 질환, 파킨슨병, 뇌손상 등으로 발성이 어려운 언어 장애인에게 음성을 되찾아주는 AI다.
이처럼 AI가 장애인과 고령층, 사회적 약자 등 다양한 사회문제의 해결사가 되고 있다. AI가 단순히 이윤 창출의 수단이 아니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모두를 위한 AI, 사회적 선을 위한 AI(AI for Social Good)가 될 때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다. AI의 윤리성, 책임성을 중시하는 기업이라면 사회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AI를 개발해 더불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최은수 aSSIST 석학교수·인텔리빅스 대표·CES2025 혁신상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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