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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HIF 2024] 파킨슨병 극복의 답, ‘줄기세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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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강세일 에스바이오메딕스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중구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HIF)’에서 강연하고 있다./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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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복싱 선수 무하마드 알리가 앓았던 파킨슨병은 몸동작에 관여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 근육이 경직되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는 1000만명에 달하며 2040년에는 약 1420만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파킨슨병 증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법이 있을 뿐,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

강세일 에스바이오메딕스 대표는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포럼(HIF 2024)’에서 “현재 파킨슨병을 진단 받으면 약물 치료를 받지만, 증상을 완화하는 정도에 그친다”며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가 더 나은 옵션이 될 것”이라 말했다. 올해 HIF 2024는 ‘신경과학의 혁신과 헬스케어의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파킨슨병은 중뇌 복측 지역의 도파민 세포와 관련 있다고 알려져 있다. 중뇌 복측 지역의 도파민 세포가 사멸되면 도파민이 부족해지고, 결과적으로 파킨슨병이 나타난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중뇌 복측 도파민 세포를 뇌에 이식하면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이를 기반으로 수정란의 원시세포인 배아줄기세포를 중뇌 복측 특이적 도파민 신경전구세포로 분화시켜 뇌에 이식하는 치료법을 개발했다. 특히 기존 배아줄기세포 기반의 파킨슨병 치료법과 달리 단 4개의 저분자 화합물을 사용해 신경전구세포를 얻는 데 성공했다.

강 대표는 “개발한 도파민 신경전구세포 ‘TED-A9′은 순도가 높으면서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고, 주요 마커(생체지표)의 발현율은 99% 이상으로 지금까지 보고된 중뇌 복측 도파민 세포 중 가장 높다”며 “동물실험을 통해 이식한 전구세포가 뇌에 정착하고 도파민 흡수를 높이는 신경세포로 성숙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TED-A9의 효과는 소동물, 대동물에서 확인됐다. 강 대표는 “시궁쥐(rat)에 이식한 신경전구세포가 뇌에 생착해 도파민 활성 기능을 높였다”며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소형 원숭이 6마리에 TED-A9을 투여해 확인한 결과, 7~8주 차부터 급격히 증상이 개선되고 결론적으로는 정상 패턴으로 돌아왔다. 대형 원숭이도 3주부터 개선되기 시작해 6주째부터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부터는 아시아 최초로 국내 파킨슨병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임상 1·2a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총 임상시험 관찰 기간은 2년으로, 정기적으로 유효성 지표를 살펴보고 있다.

강 대표는 “1년이 지난 시점에 환자의 증상을 평가한 결과, 부작용이 없고 증상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저용량(세포 수 315만개)에 이어 고용량(630만개)으로 이식 수술한 환자도 운동 기능 개선 효과를 보였다. 고용량의 경우 환자 상태를 약 9년 되돌린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개발됐고 앞으로 나올 어떤 약도 파킨슨병 진행을 되돌린 사례는 없다”며 “불가능해 보였던 파킨슨병 완치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치료제가 없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새로운 옵션, 근본적인 치료제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아름 기자(arhong@chosunbiz.com);이병철 기자(alwaysa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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