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 시민단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21일 일해공원 표지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두환을 찬양하는 공원 폐지 및 관련 법률 제정 요청에 관한 청원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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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을 기리는 합천 ‘일해공원’의 이름을 바꾸기 위한 국민청원 운동이 시작됐다.
경남 합천군 시민단체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21일 일해공원 표지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두환을 찬양하는 공원 폐지 및 관련 법률 제정 요청에 관한 청원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운동본부는 지난 15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누리집(petitions.assembly.go.kr)에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서 유죄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서 기념사업과 기념물을 조성할 수 없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하자”는 청원서를 올렸다. 청원이 받아지려면 다음달 15일까지 5만명 이상 동의해야 한다.
경남 합천군은 2000년대를 맞은 것을 기념해 지난 2004년 68억원을 들여 합천읍 황강 근처에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을 조성했다. 그러나 합천군 군정조정위원회는 2007년 1월19일 공원 이름을 합천군 출신인 전두환의 아호 ‘일해’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바꿨다. 이후 합천군은 ‘일해공원’이라는 지명을 공보에 고시하지 않은 채 임의로 사용하고 있다.
합천군은 일해공원에 표지석을 세워 2008년 12월31일 제야의 종 타종식 때 공개했다. 표지석 앞면에는 전두환이 직접 쓴 ‘일해공원’이라는 글이 새겨졌고, 뒷면에는 ‘이 공원은 대한민국 제12대 전두환 대통령이 출생하신 자랑스러운 고장임을 후세에 영원히 기념하고자 대통령의 아호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명명하여 이 표지석을 세웁니다’라는 글이 들어갔다. 이 때문에 17년째 공원 이름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합천군은 일해공원 이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주민 공론화를 추진했다. 찬성·반대·중립 각 10~15명씩 30~45명 규모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서, 뜻을 모으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일해공원’ 이름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단체 모두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일반 주민들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공론화는 실패했다.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이 법률 제정 국민청원운동은 역사의 퇴행을 막는 마중물 구실을 할 것이다. 국민 손을 빌려 합천을 전두환 고향이 아니라 전두환을 거부하는 고장으로 기필코 만들 것이다”라며 “이번 기회에 전두환 공원 폐지뿐 아니라 역사를 왜곡하고 미화까지 서슴지 않는 전두환 생가에도 세금 한 푼 쓸 수 없도록 법률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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