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피아 박(가운데)과 오빠 피터 박(왼쪽). 툴레어 카운티 지방검찰청 누리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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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8개월의 한인 여성 소피아 박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을 통과해 최연소 합격자 기록을 세웠다. 이전 기록(17살11개월) 보유자인 피터 박은 그의 오빠다. 뉴욕타임스는 소피아 박이 어떤 환경에서 법학을 공부했는지 등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소피아 박이) 한국의 전통적인 첫 생일 의식인 ‘Doljabi’ (돌잡이)에서도 판사봉을 잡았다”며 “법에 대한 그의 관심은 한 살 때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각) ‘17살에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을 합격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소피아 박이 지난 7월 시행된 변호사 시험에 합격헀다”며 “내년 3월 18살이 되면 툴레어 카운티 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로 일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캘리포니아주 변호사 시험은 가장 어려운 축에 속한다”며 “소피아 박이 응시한 회차에는 8291명이 응시해 54%가 합격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소피아 박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공부하면서 고등학교, 대학교, 로스쿨을 4년 만에 졸업하는 쾌거를 이뤄냈다”고 전했다. 열세살이던 소피아 박은 2020년 6월부터 노스웨스턴캘리포니아대에 등록해 온라인으로 형법, 법학개론, 법률분석을 공부했다. 이때는 수학과 과학 등 정규 과정 공부도 병행했다.
하지만 고교 1학년 때부터 통학에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 법학 공부에 전념하고자 홈스쿨링으로 전환했다. 2022년 5월에는 교고 졸업시험을 통과했고, 2023년 5월에는 온라인 속성과정을 제공하는 웨스턴거버너스 대학에서 초등교육 학사 학위를 따냈다. 올해 6월에 노스웨스턴 대학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7월에 변호사시험에 응시해 합격했다.
뉴욕타임스는 “소피아 박은 이러한 과정을 대부분 독학으로 해냈고, 그의 교실은 오빠, 두살 어린 여동생과 나란히 앉아 공부했던 책상이었다”고 했다.
오빠인 피터 박이 지난 11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에 공유한 소피아 박의 합격자 발표 당일 영상을 보면, 이 가족은 한국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한다. 소피아 박의 어머니는 “될 줄 알았지만, 드디어…”라고 한국말로 소감을 전한다.
뉴욕타임스는 소피아 박이 법학에 관심을 가진 시기는 “첫 생일 때”라며 한국의 돌잡이 문화를 ‘Doljabi ceremony’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돌잡이는 아이의 미래를 예견하는 한국식 의식”이라며 “판사봉을 잡은 소피아 박은 커가면서 법이 어떻게 사람을 도울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소피아 박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가 되어 정의를 위해 싸울 수 있는 검사로 살게 될 앞으로의 날들에 흥분된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편, 종전 캘리포니아주 최연소 변호사 시험 합격 기록 보유자인 오빠 피터 박도 그와 유사한 경로로 18살에 툴레어 카운티 지방검찰청 소속 검사가 됐다. 그는 지난 9월 티브이엔(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좋은 책 한 권을 100번 정도 반복해 읽었다”며 “객관식 문제 4000개를 구해 2만번 넘게 푼 것 같다”고 했다. 키보드 특허출원을 통해 연 3억원 정도의 부수입을 얻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법원 속기사들이 사용하는 특수 키보드 사용법을 배우고 싶었지만 너무 비싸서, 인터넷을 통해 키보드 제작 방법을 알아보고 더 싼 속기 키보드를 특허출원했다”며 “주말에는 키보드 사업을 하고, (이를 통해) 연 3억원 정도의 이익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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